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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전날까지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공모를 마감한 결과 경북지역에서만 3곳이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경북항공고(영주)·문명고(경산)·오상고(구미)가 연구학교 지정을 신청했다”며 “17일까지 연구학교 지정 심의를 거쳐 그 결과를 교육부에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타격 불가피
교육부가 마감시한을 5일이나 연장하면서 연구학교 신청을 독려했지만 신청률이 0.1%도 되지 않으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은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올해부터 1년간 연구학교를 운영, 국정교과서를 폭넓게 적용해 본 뒤 개정판을 내놓으려던 교육부의 계획은 동력을 잃게 됐다. 국·검정혼용제가 시행되는 2018년부터는 검정교과서와 시장에서 경쟁해야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품질을 높인 교과서를 내놓겠다는 게 교육부의 의도였다.
전국적으로 연구학교 신청이 저조했던 이유로는 △교육감들의 보이콧 △학교운영위와 교사들의 반대 △학교장의 교육감 눈치 보기 등이 꼽힌다.
교육부 “신학기부터 연구학교 운영”
교육청이 제 때 연구학교 신청 안내공문을 발송한 지역에서도 단위학교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반대에 부딪혔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우리 교육청의 경우 절차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갖고 연구학교 신청을 받았지만 응모한 학교가 없었다”며 “단위학교에서 연구학교 지정을 신청하려면 교사 50%의 동의와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신학기부터 연구학교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에 대한 공식 입장도 발표할 예정이다. 박성민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부단장은 “신청률이 낮더라도 1년간 연구학교를 운영, 국정교과서를 보완하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며 “국정교과서의 학생 탐구활동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개정판을 내겠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직무정지 상태이긴 하지만 현 정권이 아직 살아있는 상황에서 교육부가 나서 국정화 정책을 먼저 백지화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정권이 바뀌면 국정교과서도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정교과서 보조교재 사용도 갈등 소지
연구학교 신청률이 극히 저조하자 이번에는 국정교과서의 보조교재 사용 여부를 두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디지텍고 등 일부 학교에선 학교장 재량으로 국정교과서를 보조교재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교육부도 희망 학교에 한 해 국정교과서를 보조교재로 보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보조교재 채택도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생들이 사용하는 모든 교과서와 보조교재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한다”며 “교육부는 박근혜표 교과서 살리기를 위한 꼼수를 그만두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