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디지털 화폐인 비트코인과 온라인 결제수단인 페이팔이 이슬람 테러단체들의 활동 자금을 지원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 직속 금융거래 보고·분석센터의 아마드 바다루딘 소장은 “바룬 나임이 시리아에서 활동 중인 인도네시아 테러리스트를 지원하기 위해 추적하기 힘든 가상화폐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룬 나임은 지난 해 1월 자카르타에서 8명의 사망자를 낸 동시다발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인물이다.
인도네시아 정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테러활동 지원을 위한 자금 조달이 2015년 12건에서 2016년 25건으로 증가했다. 자금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바다루딘 소장은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페이팔과 비트코인을 통해 인도네시아 전역의 테러리스트들과 돈을 주고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트코인과 페이팔을 통한 테러지원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 금융 당국 등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비트코인을 법적인 화폐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비트코인은 최근 수년 간 8500만 인터넷 이용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으면서 일부 국가들에선 화폐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은 암호화 된 컴퓨터 코드로 주고받는 가상화폐여서 추적이 어렵다. 최근 중국의 외화 유출 규제에 ‘풍선 효과’를 보였던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비트코인 거래에는 은행을 거칠 필요가 없는 페이팔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페이팔 측은 이에 대해 특별한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한편 폭탄 제조 및 테러 관련 명령 등 이슬람 무장단체와 테러 조직들 간 의사소통에는 메신저 어플리케이션인 텔레그램이 이용되는 것으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