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내년 대선 거대한 반란 일어날 것"(종합)

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의 한 식당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내년 대선 출마에 대해 “고민중”이라며 “내년 (대선에선) 분명히 99%의 거대한 반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안승찬 특파원)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대선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년 (대선에선) 분명히 99%의 거대한 반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순방 중인 박 시장은 5일(현지시간) 뉴저지의 한 식당에서 가진 뉴욕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가 (내년 대선의) 핵심”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미국 대선판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급부상한 배경도 결국 ‘99대1의 사회’라고 하는 사회적 불평등”이라며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더 심각한 절망의 상황 속에서 혁명적 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와 압력이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박 시장은 “서울시장도 시대가 요구해서 했던 일이고, 개인의 결단을 넘어서는 문제”라며 즉답을 피했지만 “고민하고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시장은 2018년 6월까지인 서울시장 임기를 끝까지 마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물론 서울시장직을 열심히 해야 하고 중요하다”면서도 명확하게 아니라고 대답하지 않았다. 대선 출마는 ‘서울시장 임기’라는 약속을 “넘어서는 문제”라고 했다.

박 시장은 “우리나라의 권력은 중앙정부에 집중돼 있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기틀이 흔들린다”고 설명했다. 결국 여건이 형성되고 그가 말하는 ‘시민들과 시대적 요구가 있다’면 서울시장직을 넘어 대선에 충분히 뛰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미국 뉴욕한인회관에서 열린 교민·유학생 간담회에서도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 “시대를 교체하고 미래를 교체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면서 “왜 고민이 없겠느냐”고 했다. 그는 “어지럽고 도탄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는 정권교체가 답”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지만 야당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여당이 더 큰 책임을 받고 있지만 야당도 충분하게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있느냐에 대해선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은연중에 자신감도 묻어났다. 박 시장은 “사회는 고속성장에서 저성장의 시대로, 제조업 중심의 하드웨어의 시대에서 문화 콘텐츠 중심의 소프트웨어의 시대로, 중앙정부의 톱다운(하향식)의 시대에서 시민이 중심인 바텀업(상향식)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스스로에 대해 “감히 후자를 대변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머리 길면 바리깡으로 밀던 식으로 중앙정부가 모든 걸 다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권력의 분산이 중요하다. 맘껏 꿈꾸고 다양한 것을 실험해 볼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그래야 페이스북 같은 회사도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