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은행, 美 제치고 세계기업 최상위권 장악
2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6년 세계 상위 2000개 기업’ 리스트를 보면 중국 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이 나란히 1~3위를 차지했으며 중국은행은 6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중국공상은행은 4년째 1위를 이어나갔다. 대부분 국가 소유인 이들 은행은 중국 금융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적극적인 개혁에 나서면서 자산 규모가 크게 불어났다.
14년째 발표되고 있는 포브스의 세계 기업 순위는 기업의 매출, 이익, 자산, 시장가치 등을 고려해 선정된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가 18위에 올랐다.
중국 대형 국유은행들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최근 발표한 세계 은행 순위에서도 1~4위를 휩쓸었다. 1위를 차지한 공상은행의 총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3조4200억달러(약 4035조원)에 달했고 건설은행은 2조8300억달러(약 3344조원)로 집계됐다.
‘저유가의 저주’ 에너지기업 추락..IT기업도 애플 외 ‘전멸’
이번 조사에서는 ‘저유가의 저주’도 큰 변화를 불러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의 하락 기조 속에 경영난에 빠진 에너지 기업들이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위였던 미국 최대 정유업체 엑손모빌은 9위로 내려앉았고 중국 최대 석유회사 페트로차이나는 17위로 8계단이나 추락했다.
실제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은 저유가와 함께 최근 경영난에 허덕이면서 잇달아 파산 위기에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세계 최대 민간 석탄업체 피바디에너지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데 이어 미국 최대 재생에너지업체 선에디슨과 원유생산업체 굿리치 페트롤리엄 등도 심각한 경영난을 신고했다.
반면 그 사이 중국 대형은행들은 중국경제가 고성장해 오는 과정에서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대출 규모를 늘리며 덩치를 불려왔다. 중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중국 정부는 은행권을 통해 경기를 부양해왔고 이는 은행 실적에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그 결과 중국 은행권의 총 자산 규모는 194조위안(약 3경4937조원·지난해 말 기준)으로 2015년 대비 두배 늘었고 대출 규모 역시 98억위안(약 1조7648억원)에 달해 5년 만에 두배 가까이 늘었다. 이같은 호황 속에 중국 은행업계는 최근 3년간 40%대에 이르는 고속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경제 규모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까지 올라섰지만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경제성장률과 높은 금리가 유지되면서 은행들 예대마진도 그만큼 컸던 것이다. 특히 중국 당국의 묵인 속에 중국 국유은행들은 부실채권 비율이나 충당금 적립률 등에 구애받지 않고 공격적으로 덩치를 키워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