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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영상에서는 10대로 보이는 여성들이 고개를 숙인 채 맨 앞줄에 줄지어 앉아있다. 마스크를 벗은 한 16세 소녀는 울음을 터트렸고 화면에는 ‘김○○ 송신기술고급중학교 학생(16살)’이라는 소녀의 신상이 담긴 글자가 삽입됐다.
이 외에도 여러 명의 소녀가 마이크 앞에서 눈물을 흘렸고 영상에서는 “괴뢰(한국) 텔레비전극(드라마)을 비롯한 불순 출판 선전물을 시청·유포시킨 여러 명의 학생을 법적으로 엄하게 처벌했습니다”라는 나레이션이 흘러나왔다. 10대 여학생들의 손목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심지어 당사자 외에도 소녀의 가족이 사는 곳과 아버지·어머니 이름, 어머니의 직업까지 공개한 북한 당국은 “딸자식 하나 바로 교양하지 못해서 범죄의 구렁텅이에 굴러떨어지게 한 자신(모친)이 맡은 학생들에 대한 교육, 교양을 했으면 얼마나 잘했겠습니까?”라고 공개 비판했다.
주민 외에도 군인들을 대상으로한 영상도 공개되면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 시청이 보편화된 것을 짐작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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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 “군인, 종업원, 가족들에 이르기까지 이 악성 종양과의 투쟁을 자기 생사 문제로 여겨야 한다”며 한국 문화 확산을 생사의 문제로 보고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영상은 군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군사과학교육영화촬영소가 2020년에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 정권은 한국 등 외부 콘텐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2014년 탈북해 미국에 정착한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 연구원은 지난 7월 워싱턴DC의 허드슨연구소 주최 대담에서 최근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를 본 중학생 30여 명이 공개 처형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연구원은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 출신인 리정호의 아들로 알려졌다.
당시 이 연구원은 “저는 김정은이 세계가 북한에 정보를 보내는 것을 단념하게 하려고 일부러 가장 끔찍한 방식으로 학생들을 처형한다고 믿는다”며 “북한 주민에게 정보는 물과 같다. 북한 주민이 진실과 정보를 추구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