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명문대 학벌도 대물림…“동문자녀 합격 4배 높다”

하버드대 연구 모임 조사 결과
'레거시 입학' 폐지론 확산…영향력 확인
"명문대 동문가정 소득·교육 수준 높아"
  • 등록 2023-07-28 오후 5:21:32

    수정 2023-07-28 오후 5:21:32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에서 부모 학벌의 대물림 수단이라는 논란이 일었던 ‘레거시(동문자녀 입학 우대) 입학 제도’ 폐지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 제도의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사실이 통계로 드러났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하버드 대학 입학 방문자 센터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표지판(사진=로이터)


미국 명문 사립대 동문 자녀는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자격 조건을 지닌 일반 수험생들보다 합격 가능성이 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불평등에 대한 하버드 내 연구 모임인 ‘오퍼튜니티 인사이트’의 분석에 따르면 레거시 입학 제도가 없어도 미국 명문대 동문 자녀의 합격률은 일반 수험생보다 33%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명문대 동문 가정은 다른 일반적인 가정보다 소득과 교육 수준이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 연구자들의 분석이다. 부유하고 인맥이 탄탄한 부모가 교육에 더 많이 투자하고, 스포츠 등 다양한 특기 활동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데다가 대학이 원하는 대입 제도에 대해 더 잘 아는 등 일반 수험생보다 입학 조건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에서 상위 1%라고 할 수 있는 연소득 61만1000달러(약 7억8200만원) 이상의 가정 출신 수험생이 레거시 입학 제도까지 이용한다면 합격 가능성은 5배로 뛰어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사는 하버드 등 아이비리그 8개교와 스탠퍼드, 듀크,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시카고대 등 12개 대학을 명문대로 분류하고, 내부 입학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한편, 미국 교육부는 지난 25일 입학 사정에서 동문 자녀를 우대하는 하버드대학의 레거시 입학 제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대학입시의 소수 인종 우대 정책(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에 지난달 말 연방대법원이 위헌 결정을 내린 후폭풍이 백인에게 유리한 레거시 입학 조사로 이어진 것이다. 인종, 피부색, 출신 국가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1964년 연방 민권법에 따라 이 제도가 백인 지원자에게 혜택을 줌으로써 소수 인종 지원자를 차별하고 있지 않은지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레거시 입학과 관련, “기회 대신 특권을 확대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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