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와 맞짱 쉽지 않아…韓 AI 반도체, 정부가 믿고 써줘야"

AI반도체 시장, '26년 861억달러…현재 메모리 반도체 절반
박완주 의원 주최 국회 간담회…기업들 호소
"국내 레퍼런스 많아야 글로벌 진출 교두보 확보"
행안부 CCTV 통합관제센터에 도입 요청
과기정통부 "K-클라우드 사업으로 검증되면 정부 쓸 것"
  • 등록 2023-06-07 오후 3:11:49

    수정 2023-06-07 오후 7:41:35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매년 16%씩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인공지능(AI) 반도체(AI 가속기)시장에 국내 기업들이 하나둘씩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 주도 대규모 사업이 필요하단 요청이 나왔다.

7일 박완주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AI 반도체와 산업 생태계 패러다임 전환’ 간담회에서 서웅 사피온코리아 팀장은 “AI 반도체 회사들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일대일로 붙어 바로 이기긴 쉽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여러 사업을 통해 믿고 써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선 대규모 사업 실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피온은 SK텔레콤 자회사다.

사피온 AI 반도체


(사진=박완주 의원실)


그는 “현재도 다양한 지원 사업을 통해 다양한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으나, 대규모 사업 운영 실적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며 행정안전부에서 기획 중인 전국 CCTV 통합관제센터에 국산 AI 반도체 기반 ‘AI 관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계획을 국회가 지원해주길 요청하기도 했다.

김준범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도 “과거 클라우드 보안 인증을 취득하면 모든 공공기관에 공급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과감히 투자해 인증을 받았지만, 막상 시장에 가보니 국가정보원의 보안 규정 등 여러 가지 사유로 진입하기 어려웠다”면서 “국내 레퍼런스를 가지고 그대로 수출할 수 있게 정부 차원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고 했다. 네이버는 삼성전자와 함께 AI 반도체를 개발 중이다.

이에 대해 윤두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방송기술정책과장은 “‘K-클라우드(과기정통부 프로젝트)’ 1단계 사업을 하는 이유가 ‘전력 대비 성능’ 등을 검증을 하는 것”이라며 “이 사업을 통해 실력을 보여주면 그때부턴 정부가 공공사업을 추진하지 않더라도 클라우드 기업부터 (GPU를 AI 반도체로) 대체하리라 본다”고 설명했다. 또 “가격이 싸고 운영비가 내려간다면 정부도 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반도체의 표준 규격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관련 지원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왔다. 방성식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반도체기술팀장은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관한 글로벌 규격이 없어 각 기업들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IP를 가지고 개발하고 있는데, 중앙처리장치(CPU)를 만드는 인텔 등을 중심으로 논의가 되고 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AI 열풍을 타고 점차 커지고 있는 AI 반도체 시장을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패러다임을 쥐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윤 과장은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1위지만, 2배 시장 규모를 가진 시스템 반도체 분야 점유율은 3%밖에 안된다”며 “AI 반도체는 규모로 봐도 절대 놓칠 수 없다. 초기 시장인 데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2위, 메모리 반도체 1위의 시장 지위를 가진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했다.

실제로 AI 반도체 시장은 2021년 347억달러에서 해마다 16%씩 성장해 오는 2026년에는 861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절반에 달한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반도체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인텔, AMD 같은 반도체 회사뿐 아니라 KT가 투자한 리벨리온, SK텔레콤 자회사인 사피온, 퓨리오사AI와 같은 국내 스타트업까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날도 LG AI 연구원이 퓨리오사AI와 AI 반도체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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