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日 때문에.. 중국서 '웃고' 미국서 '울고'

  • 등록 2012-10-09 오후 4:08:53

    수정 2012-10-09 오후 4:08:53

[이데일리 이진철 김형욱 기자] 현대·기아차의 최대 해외시장인 중국과 미국의 판매실적이 일본의 영향으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 진출 후 역대 최대의 월간 실적을 달성하며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중·일 영토분쟁 이후 중국내에서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판매가 급감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시장에선 도요타, 혼다 등 일본 경쟁사들이 중소형급 세단에 신차를 잇단 출시로 공세를 강화하면서 현대·기아차의 판매는 주춤한 모습이다.

현대·기아차, 9월 중국서 최대실적 달성.. 일본차 부진과 대조

9일 업계에 따르면 베이징현대(현대차 중국 합자법인)와 둥펑위에다기아(기아차 중국 합자법인)는 지난 9월 중국시장에서 각각 8만4188대, 4만3639대를 팔아 총 12만7827대의 판매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종전 최대 월간 실적이었던 지난해 9월 11만6763대를 뛰어넘은 것이다.

올들어 9월까지 현대차(005380)는 59만6148대, 기아차(000270)는 33만3456대로 총 92만9604대의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같은 판매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 중국시장 판매목표인 125만대(현대차 79만대, 기아차 46만대)도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료: 현대·기아차)
이에 비해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중국시장에서 반일감정으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지난달 도요타의 중국내 판매량이 8월 판매량 7만5300대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마쯔다와 미쓰비시도 전월에 비해 20%, 33% 줄었다.

강상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에서 반일감정이 지속된다면 현대차그룹에는 생산능력 확충과 더불어 좀더 긍정적인 성장환경이 전개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시장, 일본차 신차로 공세 강화.. 현대·기아차 고전

중국시장에서 성장세와 달리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판매 증가세는 주춤하는 모습이다.

현대차 미국법인(HMA)의 현지 판매량은 지난 5월 이래 매달 줄어들고 있다. 5월 6만7019대로 정점을 찍은 이래, 6월 6만3813대, 7월 6만2021대, 8월 6만1099대, 9월 6만25대로 매월 1000대 이상 감소했다.

올들어 9월까지 누적 판매량도 10% 상승에 그치며 전체 미국시장 성장률(15%)에는 못 미치고 있다. 기아차(000270)는 전년동기대비 18% 상승하며 선방했으나 현대·기아차 전체 성장률(13%) 역시 시장 상승세에 못 미쳤다. 이 기간 현대·기아차의 총 판매량은 97만4728대로 6위다.

(자료: 현대·기아차)
이에 비해 도요타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중형 세단 신형 캠리를 앞세워 미국시장에서 올들어 전년동기대비 32% 늘어난 157만대를 판매했다. 특히 캠리는 월평균 3만5000대, 올들어 9월까지 31만4788대가 판매됐다.

닛산도 올 7월 미국에서 중형 세단 알티마를 출시해 월평균 2만6000대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지난달 동급 신형 어코드를 출시한 혼다도 올들어 전년동기대비 24% 늘어난 106만6458를 판매했다.

미국시장에서 일본업체들의 약진으로 현대·기아차가 고전하고 있는 모습은 현대차의 주력 모델인 쏘나타의 판매량에서 나타난다. 2만대를 웃돌던 쏘나타의 월 판매량은 8월 1만9624대, 9월 1만7332대로 감소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경쟁사의 신차를 비롯한 공격적인 마케팅, 공급물량의 한계 등으로 인해 예전 만큼의 성장세를 기대하긴 어렵다”면서 “무리한 판매 확대보다는 고급차 판매 확대를 비롯해 내실을 키우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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