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영업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들이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하며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LCC들은 그동안 단거리 노선에 주력해왔지만 한정된 단거리 노선으로는 더이상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CC들은 대형 항공기 도입과 더불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중장거리 노선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 저비용 항공사 항공기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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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2일부터 인천-미국 로스앤젤레스(LA) 노선을 주 5회(월·수·금·토·일요일) 일정으로 운항한다. 에어프레미아는 인천-LA노선에 보잉의 차세대 B787-9 드림라이너 항공기(기종)를 투입하며 프리미엄 이코노미 56석, 이코노미 253석의 구성인 총 309석으로 운영한다. 특히 에어프레미아는 인천-LA 노선에 이코노미 좌석을 기준으로 최저 87만원에 항공권을 판매했다.
대형 항공사의 인천-LA 노선 항공권 가격이 이코노미 좌석 기준으로 200만원을 웃도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을 크게 낮춘 셈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올해 B787-9 드림라이너 항공기를 3대 도입했고 내년 상반기에 2대를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다.
티웨이항공(091810)은 인천-호주 시드니 노선을 오는 12월 23일부터 주 3회(월·수·금·토요일) 일정으로 신규 취항한다. 이로써 티웨이항공은 2010년 창립 후 12년 만에 장거리 운항에 첫발을 내디딘다. 티웨이항공은 2020년 2월 국내 대형항공사 2곳만 운항 중이던 인천-시드니 노선의 운수권을 LCC 최초로 획득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상반기 347석 규모의 대형기 A330-300항공기 3대도 도입했다. 시드니 노선에 투입되는 A330 기종은 대형항공사 수준의 레그룸을 갖춘 이코노미 클래스 335석과 프리미엄 플랫베드 좌석의 비즈니스 세이버 클래스 12석으로 운영된다. 티웨이항공은 시드니 취항을 발판으로 유럽과 미주 등의 장거리 노선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LCC들이 중장거리 노선에 뛰어드는 이유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LCC들은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3년간 연간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도 지난 10월부터 종료됐다. 올해 들어 각국의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인해 하늘길이 열리고 있지만 고유가 등으로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LCC들이 경영 불확실성이 증대한 상황에서 단거리 노선 운항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보고 있는 듯하다”며 “중장거리 노선 운항을 통해 수익원 다변화를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거리 노선 운항이 많지 않기 때문에 운항 시스템 등을 제대로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LCC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는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