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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은 지난 12일 기준 국내 백신 접종 완료자 중 5880명이 확진돼 이를 돌파감염 추정 사례로 파악했다. 지난 6일 집계치(4731명)에 비해 일주일 사이 1000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백신 종류별로 보면 얀센 접종자의 돌파감염 발생률이 0.161%로 가장 높았고, 모더나 백신 접종자가 0.024%로 가장 낮았다.
지난 10일 화이자 1차 접종을 마친 공무원 김모(25·여)씨는 “백신을 맞는데 감염되는 사례가 계속 나오니까 걱정이 된다”며 “(백신을 접종하면) 확진 가능성이 낮아 백신을 맞긴 했지만 효과가 있는 게 맞는지 궁금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화이자 1차 접종을 마친 박모(28·남)씨도 “백신을 맞아도 마스크를 벗는 게 두려울 만큼 지금 상황이 무섭긴 하다”며 “이제 확진자 수 추이를 지켜보는 게 무의미한 것 같다”고 백신 효과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처럼 방역에 ‘빨간불’이 켜지자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 목표를 70%에서 80%로 상향 조정하면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백신 미접종자의 참여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 됐다. 방역당국은 이날 미접종자 577만명의 예약률이 2.7%에 불과하다며 접종을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백신 1차 접종률이 72.3%로 국민 10명 중 7명이 백신을 맞았지만 신규 확진자가 줄기는커녕 오히려 빠르게 늘어나면서 그 이유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이 면역력을 만드는 게 아니라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면역을 준비하는 것이라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백신을 접종한 지 6개월이 지났거나 기저질환자·암환자·70~80대 고연령층 등은 백신 접종자 중에서도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도 “백신 접종을 완료해도 아스트라제네카는 약 60%, 화이자는 약 80%대 정도의 델타 변이 면역 효과를 볼 수 있는데 1차 접종만으로 판단하기엔 시기상조”라며 “접종 완료율이 44%로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분간 확진자 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영국이나 이스라엘·싱가포르도 ‘부스터샷’을 시행하는 등 접종률이 높지만 확진자가 생겨나고 있어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냉철하게 분석한 뒤 위드 코로나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