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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다섯째 주(29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 전셋값은 0.03% 올라 지난주(0.04%)보다 상승 폭을 줄였다. 2주 연속 전셋값이 떨어진 서울 강남구(-0.02%)에 더해 마포구(-0.01%), 강동구(-0.02%) 등이 상승을 멈추고 하락 전환했다. 그동안 전셋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계절적 비수기가 겹쳤고, 신규 입주 물량이 공급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세 전환했다는 게 부동산원의 설명이다. 직방의 조사결과 올해 1분기 1000가구 이상의 입주물량(임대 제외)이 있던 자치구는 마포·강동·강서·양천구 등이다. 마포구는 지난달 1694가구의 아파트 입주물량이 공급됐다. 강동구에서는 지난 1월에만 1824가구가 입주했다.
다만 은평구(0.05%→0.06%)와 종로구(0.00%→0.02%)는 전주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송파구는 지난주 -0.01%에서 이번주 보합(0.00%)으로 나타났다. 노원구(0.11%→0.10%)는 전주 대비 상승폭이 줄었지만 서울 전체 자치구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종로구 홍파동 경희궁자이2단지 전용 84.61㎡는 지난달 30일 12억원(9층)에 전세 거래됐다. 신고가다. 이 면적형은 같은달 16일에 7억5000만원(20층)에 계약된 바 있다. 무려 4억5000만원 차이가 난다. 이는 새 임대차법에 따른 시장 왜곡현상으로 여겨진다. 기존 세입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보증금을 5%만 올려주면 되지만, 신규 전세 물건을 얻는 세입자는 수억 원 비싸게 계약해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인데도 가격이 확연히 차이 나는 경우다.
“전셋값 이미 너무 올라…서울 전체 하락은 내년에야”
서울 전세시장이 안정기라고 보기 어려운 근거는 전세가격 상승 추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이미 전세가격이 너무 높아지다 보니 수요가 뜸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기존 재계약이나 매매 갈아타기가 나타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분기 들어서는 입주 물량이 더 감소하고 보유세 부담이 커지다 보면 월세화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는 서울 전세시장 전체 하락은 기대하기 어렵고 내년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114의 조사결과 올해 2분기 입주물량은 6096가구로 1분기(1만1435가구) 대비 절반 가량 줄어든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입주시장의 특징은 1분기와 4분기에 입주가 몰리고 2·3분기는 입주물량이 비교적 적다는 것”이라면서 “시간이 지나면 임대료가 상승할 수 있는 요인도 있어 전셋값 하락반전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