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하루 약을 한 알만 먹으면 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증)에 걸리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먹는 콘돔’이라 불리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예방약이 국내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길리어드의 HIV 치료제 트루바다가 ‘고위험군 HIV 비감염자의 HIV 노출 전 감염 위험을 감소’하는 효능효과를 추가했다. HIV에 감염되지 않은 상황에서 트루바다를 먹으면 HIV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백신이 아닌 의약품이 이렇게 예방효과를 인정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루바다는 그동안 HIV 치료제로만 썼다. 하지만 미국, 페루, 브라질, 태국 등에서 249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HIV 감염 고위험 군인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남성’(MSM)의 HIV 감염 위험을 최대 92%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이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등에서는 예방적 차원에서 트루바다 처방이 이루어지고 있고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는 트루바다를 에이즈 예방을 위한 의약품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비싼 약값은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이 약은 한 알에 1만3720원으로 1년치 약값이 500만원이 넘는다. 예방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매일 먹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