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재산 숨기고 회삿돈 빼낸 신원그룹 父子 함께 기소

박성철, 신원그룹 워크아웃 때 수백억원대 재산 은닉 후 빚 탕감
박정빈, 회삿돈 수십억 원 빼돌려 개인 용도로 써버려
  • 등록 2015-07-30 오후 4:00:04

    수정 2015-07-30 오후 4:00:04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 (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검찰이 수백억이 넘는 재산을 숨기고 회삿돈을 횡령한 박성철(75·사진) 신원그룹 회장과 차남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한동훈)는 30일 타인의 명의로 수백억원대 재산을 숨겨 빚을 탕감받고 탈세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사기 등)로 박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아울러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횡령)로 박정빈(42) 신원그룹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은 1998년 재계 순위 30위인 신원그룹을 운영하던 중 외환위기 등으로 경영상황이 나빠지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박 회장은 자택을 제외한 전 재산을 회사에 내놓는 조건으로 채권단으로부터 채무 5400억원을 탕감받았다.

그러나 박 회장은 모든 재산을 내놓지 않고 차명으로 부동산을 숨겨둔 상태였다. 2003년 워크아웃이 끝나자 박 회장은 숨겨둔 재산을 풀어 주식을 사들인 뒤 회생한 신원그룹 1대 주주가 돼 지금까지 회장직을 유지했다. 박 회장은 회사 워크아웃 과정에서 진 개인 채무도 파산·회생 절차를 악용해 면책받을 계획을 세웠다.

검찰 조사 결과 박 회장은 2007년부터 약 4년간 파산·회생 재판 때 400억원 상당인 차명 주식과 부동산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채권단으로부터 250억원을 탕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 회장은 차명재산에 부과된 소득세와 증여세 등 세금 25억원도 내지 않은 혐의(조세포탈)로 국세청에 고발된 상태다.

박 회장 차남인 박 부회장은 2010년부터 약 2년간 신원그룹 회사 자금 78억원을 몰래 빼내 주식투자 등에 탕진해 아버지와 나란히 재판에 넘겨졌다. 박 부회장은 2013년 박 회장이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 박 부회장 대신 횡령한 회삿돈 78억원을 모두 갚아서 구속 수사를 피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민 세금으로 운용되는 예금보험공사가 이번 사건 등으로 파산·회생 절차에서 입은 피해 금액을 회복하길 기대한다”며 “누구든 정직한 실패자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는 파산·회생 절차제도를 악용하려는 유혹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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