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100주년' 애국정신 빛났던 제약사들 '눈길'

활명수 팔아 독립운동 지원한 ‘동화약품’
독립운동 앞장선 유일한 박사, 국민 건강 위해 ‘유한양행’ 설립
‘JW중외제약’ 설립자 이기석 선생, 전량 수입하던 수액제 국산화
  • 등록 2019-02-28 오전 11:06:33

    수정 2019-02-28 오전 11:06:33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삼일절 100주년을 맞아 애국 정신을 갖고 세워진 제약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오래전 창업주의 애국정신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동화약품 초대 사장 은포 민강 선생(사진=동화약품)
1897년 창업한 국내 최초 제약사인 동화약품(000020)은 당시 민중들이 급체 등으로 목숨을 잃는 일이 많아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는 의미로 ‘활명수’를 만들었다. 또 1919년 삼일운동 직후 체계화된 독립운동을 위해 상해에 세워진 대한민국임시정부와 국내 간 비밀연락망인 ‘서울연통부’를 운영하고, 활명수를 판 자금으로 독립운동을 지원했다. 당시 동화약방(현재 동화약품) 사장인 민강 선생은 국내외 연락을 담당하고 독립자금을 조달해 임시정부에 전달했다. 그는 1909년경 비밀결사대인 ‘대동청년당’을 조직해 한성임시정부 수립과 국민대회 개최를 추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일본인이 중심인 ‘한국약제사회’가입을 거부하고 현재 서울대 약대인 조선약학교 설립에 힘을썼다.

현재도 동화약품은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는 의미를 이어가기 위해 판매수익금을 물부족 국가의 식수정화, 우물설치, 위생교육사업 등에 사용하고 있다.

(앞줄 맨오른쪽)소년병 시절 유일한 박사(자료=유한양행)
1926년 유일한 박사는 일제 식민치하에서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민족의 현실을 보고 ‘건강한 국민만이 잃었던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유한양행(000100)을 설립했다. 유한양행은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우수의약품을 국내에 도입하는 것은 물론 1933년 ‘안티푸라민’을 개발하는 등 독자적인 근대식 제약기업으로 발전했다. 특히 유일한은 1936년 개인소유였던 유한양행을 법인체 주식회사로 전환하면서 ‘기업은 사회의 소유’라는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

또 유일한 박사는 독립운동가 김호 선생과 함께 민족지도자들을 모아 맹호군을 창설하고, 미국군 전략처(OSS) 한국담당고문으로 활약했다. 1945년에는 반일 민족의식이 투철한 재미한인을 선발해 한국과 일본에 침투시켜 적 후방을 고란하는 ‘냅코(NAPKO)작전계획’에 참여했으며, 1946년 미국서 귀국한 뒤 유한양행을 재정비하고 민족경제 발전에 이바지했다.

유일한 박사에 의해 1970년 설립된 유한재단은 매년 우수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그들이 사회에 필요한 인재가 되도록 도움을 주고 있으며, 유한양행도 지역사회 중심의 사회복지사업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성천 이기석 선생(사진=JW중외제약)
JW중외제약(001060)을 세운 이기석 선생은 “생명을 다루는 제약기업은 이윤에 앞서 약다운 약만을 생산해야 한다”는 이념을 갖고 필수의약품 생산에 나섰다. 그는 1945년 해방과 함께 조선중외제약소를 출범하고, 1954년 회사명을 대한중외제약주식회사로 바꿔 공장신축에 돌입했다. 특히 간단한 수술에도 수분 부족으로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상황에서 수액 개발에 전념해 1959년 당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수액제를 국산화하는 등 국내 치료의약품 사업의 초석을 다졌다.

또 1960년대 자금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이기석 사장은 치료제 개발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1964년 ‘하트만’, ‘엘알긴 주사제’ 개발을 시작으로 국내 최초로 항생제 ‘겐타마이신’ 개발에 성공했다. 1970년대에 들어서는 외국 제약사와 제휴 관계를 넓히며 전문 치료의약품 중심의 사업을 확대했다. 당시 이종호 명예회장이 외국기술 도입은 품질 향상과 함께 신제품 개발의 촉진 계기가 된다고 보고 적극 추진한 것이다. 현재는 이종호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경하 회장이 창업주의 정신을 이어받아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JW당진생산단지 준공과 수액제 개발·생산에 총 3000억원을 투자했고, 차세대 수액제 개발에도 성공했다. 또 이 회장은 고통받는 환자에게 필요한 약을 개발해 공유가치경영(CSV)을 실현하겠다는 포부로 다각적인 연구개발(R&D)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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