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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시위에서 발생한 불법행위를 수집한 증거 영상과 현장에서 발언한 내용 등을 분석해 입건 대상자를 추려낼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채증자료 분석을 통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형법상 일반교통방해,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와 관련한 법리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 집회에서 불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난 시위 가담자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건설노조는 전날 오후 사전 신고 없이 여의도공원을 가로질러 마포대교 방향으로 행진한 뒤 경찰에 가로막히자 마포대교 남단에 눌러앉았다. 경찰은 1시간 가까이 왕복 10차선 마포대교를 전면 통제했고 퇴근길 차량들이 도로에 사실상 갇히거나 우회하는 큰 불편을 겪었다.
앞서 건설노조는 전날 오전 10시 ‘총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건설노조 추산 2만 명(경찰 추산 1만 200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건설근로자법을 개정해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국회 앞에서 경찰 병력에 가로막힌 건설노조는 청와대로 찾아가 항의하겠다며 오후 4시 45분쯤 여의도공원을 가로질러 마포대교 방향으로 이동했지만 이마저도 마포대교 남단에서 가로막혔다. 경찰이 해산 명령을 내렸지만, 이들은 1시간 넘게 마포대교 남단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애초 건설노조는 전날 오후 2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KBS 앞까지 행진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아울러 경찰은 서울 여의2교 광고탑에서 고공 농성을 벌인 건설노조 간부 2명도 수사할 방침이다.
이영철 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과 정양욱 광주전남 건설기계지부장은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17일 만에 농성을 풀고 고가 사다리차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왔다. 이 수석부위원장과 정 지부장은 광고판 운영업체로부터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일단 건강 상태 확인을 위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후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고 석방한 뒤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충동적·우발적으로 마포대교 방향으로 진출한 것으로 사전에 계획하거나 의도한 것은 아니다”며 필요하다면 경찰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