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대란', 철강업체 어쩌나..대책마련 '고심'

철강업체, 사용제한 한계.."시간대별 분산 고려해야"
6월까지 정상가동..정부 방침에 촉각
  • 등록 2013-05-30 오후 5:47:19

    수정 2013-05-30 오후 5:47:19

동부제철의 아산만 열연공장 전기로에서 열연코일을 생산하고 있다. 동부제철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올 여름 전력난이 예상되면서 철강업계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30일 철강업계 따르면 전력 소모가 큰 전기로를 보유한 철강업체들은 7~8월 전력난 해소를 위해 일시적인 전기로의 가동 중단을 대비해야 할 처지다.

이에 따라 포스코(005490), 현대제철, 동국제강(001230), 동부제철(016380), 세아베스틸, 현대하이스코, 유니온스틸(003640) 등은 자체 대응 매뉴얼을 만드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전날 정부는 과천 정부청사에서 전력수급 관련 ‘산업계 긴급 간담회’를 열고 수요감축을 위한 산업계의 동참을 요청했다.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은 “갑작스럽게 원전 3기가 정지되면서 올여름 사상 초유의 전력난이 불가피하다”며 “정지된 원전의 조기 재가동과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공급수단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대규모 수요감축을 위한 산업계의 다각적인 동참이 중요하다”며 한국전력공사, 전력거래소, 한국수력원자력 등 관계 기관장들과 철강협회, 자동차산업협회 등 14개 업종별 대표 단체에게 협조를 부탁했다.

철강업계는 아직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절전 동참 요청을 받지않았지만, 올 여름 전력수요 중 200만kw가 모자라는 전력 대란이 예고되면서 초긴장 상태. 특히 반도체 공장 등 다른 업종에 비해 가동 중단이 유연한 철강업체(전기로)에 정부의 압력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전기사용량의 70% 가량을 자가발전으로 조달하고 있는 포스코는 발전시설의 수리일정 등을 조정해 자가발전시설을 최대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조업부서별 자체 에너지절감 목표를 정하고 새로운 절감 아이템을 발굴하고 있다.

전기로를 사용하는 철강업체들은 지난 달부터 한전의 주간예고제 등이 시작되면서 긴급 절전에 돌입, 추가적으로 정부의 절전 요청이 들어오면 생산계획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간예고는 예비전력이 정상단계인 450만㎾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날에 대비해 1∼7일 앞서 한전이 소비자에게 사용량 감축을 제안하고, 이를 이행하면 지원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현대제철(004020) 관계자는 “내달 비가동 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는데, 정부 방침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고 있다”며 “추가적인 절전요구가 있다면 현재 풀가동 중인 H형강 라인을 세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도 내부적으로는 지난 겨울 의무절전 규제 때 경험 등을 토대로 예상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이미 한계점에 달한 사용량 제한 보다는 전력 수요를 시간대별로 분산하는 방법이 적절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업계는 일단 6월엔 정상가동 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은 8월에는 예비전력까지 바닥나 블랙아웃 등 최악의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오는 31일 전력수급 대책을 확정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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