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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판부는 “지난 4월 피해자가 피고인 등을 불법사찰했다는 피고인의 발언은 당시 피해자와 언론사 기자 사이에 유착 의혹이 불거져 있었던 상황이고, 피해자와 언론사 기자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허위성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7월에 나온 발언은 피해자가 피고인 등의 계좌를 불법 사찰한 것을 전제하고 있어서 사실의 적시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신라젠 수사는 서울남부지검에서 했고, 서울남부지검에서 2020년 6월 8일 신라젠 관련 연결 계좌로 피고인 등의 계좌를 들여다본 사실이 없음을 밝혔다”며 “2020년 7월 21일은 피해자와 언론사 기자 사이의 대화 녹취록이 전부 공개돼 피해자가 피고인을 수사 대상으로 삼지 않았었음을 알 수 있었고,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지적한 사실을 토대로 불법 사찰이 없었음을 추론하기 어렵지 않았을 것임에도 이를 전제로 한 발언에는 허위성 인식과 비방의 목적이 있던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월 열린 유 전 이사장의 항소심 공판에서 1심 때와 마찬가지로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검찰 측은 “원심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피해자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검찰이 노무현재단 계좌를 열람한 사실이 없다”며 “피고인의 행위는 공직자인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선고 직후 유 전 이사장은 취재진에게 “검찰권에 대한 사적 남용이나 정치적 오용에 대해서 비판을 했고 그 과정에서 일부 사실 오인이 있었던 것 때문에 사과도 했다”며 “검찰권 행사에 대한 비판 과정에서 나온 작은 오류를 가지고 이렇게 법원이 유죄 선고를 한다면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시민의 권리와 표현의 자유는 도대체 어디서 지켜줄 것인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이사장은 2020년 4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채널A 검언유착 의혹’ 보도를 언급하며 “지난해부터 검찰에서 저의 어떤 비리를 찾기 위해서 계좌는 다 들여다봤으리라 추측한다”고 말했고, 같은 해 7월에도 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한동훈 검사가 있던 반부패강력부 쪽에서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는 취지로 말해 한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유 전 이사장은 2019년 12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서도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2019년 11월 말 또는 12월 초 본인과 노무현재단 계좌를 불법 추적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해당 발언이 언급됐을 때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한 장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