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 강화중앙시장 상인들이 강화군의 ‘폐쇄행정’으로 영업이 어려워졌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반면 강화군은 상인회가 허위사실로 군민을 선동한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해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 강화군이 11월13일 강화중앙시장 A동 건물 중앙마트(지하 1층)의 주출입 경사로 앞에 철제 펜스(노란색 원 주변)를 설치해 손님들이 지나갈 수 없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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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강화군민 등에 따르면 강화군은 지난 13일 강화중앙시장 A동 건물 중앙마트(지하 1층) 주출입문과 이어진 경사로 앞에 철제 펜스(가로 1.4m·세로 2m)를 설치해 주민의 출입을 막았다. 펜스 때문에 경사로로 갈 수 없게 된 마트 손님들은 수레를 끌고 다니기 어려워졌다. 군이 경사로 앞을 펜스로 막은 것은 이 마트가 경사로를 만들면서 군유지 3㎡(0.9평)를 침범했다는 이유에서다. 마트는 군유지를 대부해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군은 수용하지 않았다. 군은 또 마트 주변 인도변에 볼라드를 설치해 마트 손님과 납품업자의 임시주차를 막았다.
이에 시장 상인회는 최근 일간지 신문에 ‘윤석열 대통령에게 호소합니다. 강화군의 횡포를 막아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광고글을 게재했다. 상인회는 광고글에서 “군유지는 마트에 대부해주던가 해결 방안을 마련하면 좋으련만 강화군은 불법이라고 원상회복 조치만을 강요했다”며 “이대로는 한 달도 버티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화군이 괴롭히는 것에는 정치적 이유가 있다”며 “강화군 공무원 2명은 10월 중순 찾아와 유천호 군수에 관해 비판기사를 써온 OO뉴스와 유 군수와 경쟁 후보였던 모씨가 정치적 이득을 위해 중앙마트 사건을 이용한다는 내용으로 언론 인터뷰를 해달라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제안을 받아들이면 일을 원만하게 처리하고 그렇지 않으면 지속적인 괴롭힘이 있을 것이라는 회유·협박을 4차례 했다”고 덧붙였다. 상인회는 “대통령이 공정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강화군의 행태를 바로잡아주고 시장 상인이 마음 편히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중앙마트 사장 변모씨(61)는 인터뷰를 통해 “펜스·볼라드 설치 뒤 손님이 20% 정도 줄었다”며 “수레를 끌고 오던 노인들이 경사로를 이용하지 못하자 계단으로 다니기 힘들어 방문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상인회측은 “시장 손님이 뚝 끊겼다”며 “강화군이 이상복 전임 군수 때 했던 행정이 잘못됐다며 되돌리다가 시장 상인이 피해를 입고 있다. 강화군은 횡포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유천호 현 군수는 국민의힘 소속이고 이상복 전 군수는 무소속이었다가 2020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하지만 강화군은 상인회의 주장이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강화군은 기자회견에서 “(중앙마트가) 신규 출입로를 내면서 허가절차 없이 불법으로 개설하고 무단으로 군유지까지 점유하는 등 상습적으로 불법을 저질러 조치를 한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외부세력(일부 지역언론, 정치세력) 개입을 자제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한 것을 상인회가 회유·협박으로 둔갑시켰다”며 “정치적 이유로 특정인을 괴롭하기 위한 행정을 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표명했다. 또 “중앙마트가 (손님들에게) 보낸 단체문자에서도 허위사실이 있었다”며 “강화군은 불법행위에 대해 엄격히 대응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