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시가 920억원 상당의 가짜 비아그라 613만정을 국내에서 제조해 유통한 일당 24명이 검거됐다.
| 압수한 가짜 비아그라(사진=서울경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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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는 9일 가짜 비아그라를 국내에 제조·유통한 총책·판매책 등 피의자 24명을 검거, 이 중 4명은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2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중국에서 원료를 밀수입해 강원도 소재 농가 및 서울 소재 사무실에서 제조공장을 만들고, 시가 920억원 상당의 가짜 비아그라 613만 정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무역 중단으로 의약품 밀수가 어려워지자 국내에서 직접 제조하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 중국에서 밀수입한 원료 물질로 시중에서 1정당 1만 5000원에 판매되는 비아그라를 제조 및 유통했다.
이들은 처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총책이 사업차 중국을 수십 회 왕래하던 과정에서 중국 내 원료 물질을 취급하는 지인으로부터 가짜 약 제조 판매가 돈벌이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지인들을 통해 제조 기술자 등을 소개받아 자신이 소유한 시골 농가와 자금으로 범행을 공모했다.
| 가짜 비아그라를 제조한 공장 내부 모습(사진=서울경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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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원료 물질과 의약품 설명서, 포장용기 라벨지 등을 국제 우편이나 다른 화물에 숨겨오는 방법으로 밀수입했다. 제조한 가짜 비아그라를 소매상에게 1정당 약 233원에 유통했다. 소매상은 시골 농가, 공사장 인부, 유흥업소 종사자 등에게 정당 최대 1000원에 판매했다.
경찰은 올해 1월 가짜 비아그라 제조, 판매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탐문 수사·휴대전화 위치추적으로 비닐하우스 내부에 설치한 제조공장과 조사 과정에서 서울 소재 사무실 내에 설치한 2차 공장도 추가로 특정했고, 총책 등 피의자 24명을 차례대로 검거했다.
특히 이들은 가짜 비아그라에 정품과 동일한 ‘VGR100’ 식별 표시와 제조사명을 각인해 일반인이 보기에는 정품과 구별하기 어려운 가품을 제조, 판매했다. 또 한적한 시골 농가나 도심 한복판에 제조공장을 만들고 가명과 대포폰, 현금거래 방식으로 수사기관의 단속에 대비하는 등 증거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으나, 검거 과정에서 이들이 제조한 시가 13억 3000만원 상당의 가짜 비아그라 8만 8792정을 압수해 추가 유통을 선제적으로 차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 내 공급 조직에 대한 단서를 확보해 계속 수사를 이어가고 밀수입 첩보 수집과 단속 활동을 지속해서 이어갈 예정”이다며 “가짜 의약품을 복용 시 정품과 달리 성분함량이 일정하지 않거나 지나치게 높아 심각한 부작용이 있으니 유의하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