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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18년 11월 19일 오후 9시 3분경 성남시 분당구에서 자전거를 운행하던 중 전방주시를 게을리하다가 보행하고 있던 피해자 B씨를 들이받았고, B씨는 넘어지면서 뇌손상 등의 중상해를 입었다.
B씨는 2019년 6월 의사표현이 불가능한 식물인간 상태 판정을 받았고, 배우자 C씨는 법원으로부터 성년후견인으로 인정받았다.
성년후견인 C씨는 A씨 측으로부터 합의금 4000만원을 받은 후 1심 판결 선고 전에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서면을 법원에 제출했다.
1심 재판부는 “사건 당시 A씨가 자전거를 역방향으로 운행했던 점, 어두운 밤이었음에도 라이트를 켜지 않은 점, 충돌 시까지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하는 등 전방주시의무를 게을리 한 점 등에 비춰보면 과실이 적지 않다”고 판단했다.
A씨는 성년후견인 배우자 C씨의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받아들이지 않고 유죄 판결한 1심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판단도 하급심과 같았다.
대법원은 “반의사불벌죄에서 성년후견인은 의사무능력자인 피해자를 대리해 피고인 또는 피의자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결정하거나 처벌희망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다”며 “이는 성년후견인의 법정대리권 범위에 통상적인 소송행위가 포함돼 있거나 성년후견인이 가정법원의 허가를 얻었더라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은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므로 문언상 그 처벌 여부는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달려있음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이나 형법, 형사소송법에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에 관해 대리를 허용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따라서 반의사불벌죄의 처벌불원의사는 원칙적으로 대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