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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우리나라의 첫 달탐사선이 드디어 ‘달의 문’을 열었다. 달궤도선 다누리가 당초 목표 했던 임무궤도 진입에 성공하며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유럽, 일본, 중국, 인도에 이어 일곱 번째 달 탐사국으로 도약했다. 오는 2032년 달착륙선 후보지 탐색 등 후속 우주탐사도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27일 오후 6시 다누리가 달 임무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28일 발표했다. 다누리는 지난 26일 오전 11시 6분 마지막 임무궤도 진입기동을 수행한 뒤 목표한 달 임무궤도(달 상공 100km±30km)에 진입, 초속 1.62km 속도로 약 2시간마다 달을 공전하고 있다. 145일간 누적 730만km를 비행해 이뤄낸 결실로, 모든 장치가 정상 작동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145일 전 지구를 떠난 다누리가 달 궤도에 진입했다”며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 우주과학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계 7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한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했다.
8월 발사 이후 730만km 비행
다누리는 2016년부터 약 2367억원을 투자해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달 궤도선이다. 가로 2.14m, 세로 1.82m, 높이 2.29m, 중량은 678kg이다. 달궤도를 돌며 임무를 하기 위한 고해상도 카메라, 광시야 편광 카메라, 달 자기장 측정기, 감마선 분광기, 우주 인터넷 시험 장비, 영구음영지역 카메라(ShadowCam)를 실었다.
이후 다누리는 달 궤도 진입 기동(임무궤도 안착을 위해 속도를 줄이는 기동)을 수행해 달 임무궤도에 안착했다. 탐사선이 순항을 거듭, 궤도 오차가 적어지면서 총 다섯 차례 예정됐던 진입기동도 두 차례 생략했다. 그 결과, 지난 26일 오전 11시 6분 마지막(세 번째) 임무궤도 진입기동까지 마치면서 달 임무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내년 2월부터 과학 임무 시작
궤도에 안착한 다누리는 달 표면을 바라보도록 자세를 바꾸고, 한 달간 ‘시험 운전’을 통해 탑재체 성능 확인, 오차 조정 작업을 할 예정이다. 내년 2월부터는 다누리에 실은 6개의 탑재체를 이용해 내년 12월까지 △달 착륙선 후보지 탐색 △달 표토입자 분석, 티타늄 분포지도 작성 △달 자기장 측정을 통한 달 생성 원인 연구 △달 표면 자원 지도, 달 우주방사선 환경지도 작성 △심우주(먼 우주)탐사용 우주인터넷 기술 시험 △미국의 달 남극 유인착륙 후보지 탐색 임무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번 다누리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는 심우주로 가기 위한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의 궤도운영능력을 확보하고, 대용량 고추력 추진시스템을 국산화했다. 심우주 통신에 필수적인 직경 35m의 대형 심우주 통신용 안테나를 구축해 향후 우주 탐사에 필요한 기반을 갖추게 됐다.
또 우리나라의 첫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 위성이 1992년 발사된 지 30년만에 달궤도선 발사에 성공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국가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인 ‘4차 국가 우주개발계획’에 따른 2032년 달착륙선 발사, 2045년 화성 착륙 목표도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1차관은 “한국이 일곱 번째 달 탐사 국가로 우주탐사 역사에 첫발을 내디뎠다”며 “2032년 달착륙선을 보내는 데 필요한 궤적 설계, 항행, 관제 기술, 심우주 통신 등 기술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 차세대 발사체 개발, 달착륙선 개발을 통해 국가 우주개발 역량을 키우겠다”고 했다.
다누리 궤도 안착 성공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항공우주 전문가들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상철 신임 한국항공우주공학회장은 “우리나라가 지구정지궤도 위성도 보냈지만, 심우주 탐사는 부족하던 상황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연료 소모를 줄이기 위해 궤적을 새로 설계하는 등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 기술로 달까지 탐사선을 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