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먼지폭풍은 아무도 그 주기를 예측하지 못해 유인탐사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집니다. 그런데 최근 나사의 또다른 탐사차가 화성의 먼지폭풍 주기를 알아낼 실마리를 찾아냈습니다. 바로 먼지 회오리인 ‘더스트 데빌(Dust Davil)’과 우연히 마주친 것입니다.
더스트 데빌은 먼지폭풍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화성 표면에 쌓인 먼지가 어떻게 공중으로 상승하는지 알려주는 단서가 됩니다. 또 먼지가 맹렬한 회오리로 돌아가면서 탐사차에 부딪치면, 그 소리로 먼지 입자의 수를 가늠해 볼 수도 있죠.
이러한 내용은 지난 1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시됐습니다. 논문 주저자인 나오미 머독 프랑스 툴루즈대 고등항공우주대학(ISAE-SUPAERO) 교수는 “지난 2021년 9월 27일 최소 118m의 더스트 데빌이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를 초속 5m로 관통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퍼서비어런스는 임무가 시작된 이후 216솔(화성의 하루 주기)동안 91개의 더스트 데빌과 마주쳤습니다. 하지만 한번도 더스트 데빌의 소리를 녹음하지 못한 이유는 녹음기를 켜두는 시간이 단 몇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탐사차에 많은 과학기기가 실려있어 계속 녹음기를 켜둘 수 없었던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더스트 데빌의 소리를 녹음할 수 있는 확률은 0%에 수렴합니다(0.4~0.6%).
이에 마이크팀은 앞선 임무에서 얻은 데이터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슈퍼캠 마이크와 기압계 대기 기록을 적어둔 5062초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스트 데빌을 만날 ‘최적의 시간대’를 도출해냈습니다. 이 시뮬레이션으로 나사는 더스트 데빌 관측 확률을 11~16%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소리 동영상은 이데일리 스냅타임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