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충청권에서 1위를 한 후보가 청와대 주인이 된다는 공식이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입증됐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8일 오후 대전 노은역 앞 유세 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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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각각 충청의 ‘아들’과 ‘사위’를 자처했고 뚜껑을 연 결과 지역 유권자는 ‘충청의 아들’인 윤석열 후보에게 표를 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잠정 집계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는 대전에서 46만 4060표(득표율 49.6%), 세종에서 10만 1491표(44.1%), 충남에서 67만 283표(51.1%), 충북에서 51만 1919표(50.7%) 등 충청권에서 모두 174만 7755표를 획득했다. 이재명 후보는 대전 43만4950표(46.4%), 세종 11만9349표(51.9%), 충남 58만9991표(45.0%), 충북 45만5852표(45.1%) 등 모두 160만143표를 얻었다. 윤 후보는 세종을 제외한 대전과 충남, 충북에서 모두 승리했다. 충청권에서의 표 격차는 14만7612표이다. 윤 후보는 자신의 부친 고향인 공주와 논산에서 이 후보를 1만1248표 차이로 이겼지만 이 후보는 처가가 있는 충주에서조차 윤 후보에게 1만1581표 차이로 뒤졌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선 패배 승복 선언을 하기 위해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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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결과에 대해 지역 정치권에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치”라며 “그간 국민의힘과 윤 후보는 충청권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갖고 각종 공약을 개발·발표한 반면 민주당과 이 후보는 주로 수도권과 영남에 집중하는 등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대전에 있던 중소벤처기업부를 하루아침에 세종으로 이전하는가 하면 지난 수년간 대전에서 유치를 추진해 온 ‘K바이오랩 허브’를 인천으로 확정하는 등 대전 등 충청권 패싱을 민주당의 가장 큰 패착으로 지목했다.
또 이 후보가 육군사관학교를 경북 안동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그간 육사 유치를 추진했던 충남 지역주민의 표심을 자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 인사들은 “충청에서 1위를 한 대선 후보가 청와대로 직행한다는 공식이 이번에도 입증됐다”며 “민주당과 이 후보가 수도권과 영남 등을 전략지역으로 삼으면서 충청권 공략에 실패한 점이 이번 대선의 뼈 아픈 패착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14대 김영삼, 15대 김대중, 16대 노무현, 17대 이명박, 18대 박근혜, 19대 문재인 대통령 등 1992년 12월 제14대를 시작으로 역대 모든 대선에서 충청권에서 최다 득표자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