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목표 달성에 2차분 활용했나…75세 화이자 1차 접종 지연(종합)

당국, 75세 고령층 화이자 1차 접종 당분간 자제 요청
매주 화이자 도입에 접종센터 추가 개소했음에도
1차 접종 지연 이유…2차 접종분 활용했기 때문
5월 중하순부터 1차 접종 다시 재개 예정
당국 "고위험군 최대한 접종 늘리기 위한 것"
  • 등록 2021-04-30 오후 3:00:28

    수정 2021-04-30 오후 3:11:50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이 5월 중하순으로 미뤄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국이 4월 말까지 300만명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화이자 백신의 2차 물량까지 활용하면서 생긴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각 지자체에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화이자 1차 접종을 당분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30일 밝혔다. 추진단은 이에 대해 화이자 2차 접종에 집중하기 위해 1차 접종을 5월 중하순으로 미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주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일정 물량 국내에 도입되고 있고, 초저온 유통·보관이 필요한 화이자 백신의 특성을 고려한 예방접종센터를 전국 257개소까지 늘렸음을 고려하면 백신이 부족할 수는 있어도 1차 접종을 자제할 정도는 아닌 상황이다.

화이자 백신은 국내에 매주 일정량이 들어오고 있다. 4월에는 100만 회분이 매주 수요일 25만회분씩 들어왔고, 5월에는 175만회분이 4주로 나눠 들어올 예정이며 이어 6월에는 325만회분이 주 단위로 도입될 전망이다.

[사진공동취재단]
이 때문에 정부가 2차 물량을 무리하게 사용하는 바람에 당분간 신규로 국내 도입되는 물량을 1차가 아닌 2차 접종에 우선 활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그동안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역시 2차 물량을 1차 접종자 확대를 위해 활용해왔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접종 간격이 최대 12주로 길고, 접종 간격이 길수록 면역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예방접종전문위원회 등의 권고가 있어 우려가 나오기는 했으나 물량 수급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화이자의 경우 접종 간격이 3주로 비교적 짧아 당국 역시도 화이자는 2차 물량을 1차 접종 확대에 활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대해 당국은 1~2차 물량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는 답을 내놓았다.

황호평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시행1팀장은 “1차와 2차 물량을 백신 자체도 구분되어 있지는 않다”며 “그 개념보다는 일단은 도입된 물량을 비축해서 보관하기보다는 가급적이면 빠르고 신속하게 접종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황 팀장은 “2차도 안전하게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차를 집중해 접종하고, 충분하게 이뤄졌다고 생각하는 시점에 2차 접종에 집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에서는 백신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2차 물량을 활용하는 것이 자칫 2차 접종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화이자의 경우 접종 간격이 3주에 불과해 백신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간격 내 2차 접종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배경택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상황총괄반장은 “4월까지 목표 중 하나가 고위험군에 대한 신속한 접종을 통해 치명률과 중증 환자를 줄이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신속하게 접종역량을 최대한 동원해 1차 접종을 진행했고, 앞으로 2차 접종이 지속되도록 역량을 확충해 진행하면서 지금까지 예약하셨던 분들은 1차 접종도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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