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입학자 10명 중 7명, 서울·경기 출신…수도권 쏠림 '심각'

비수도권 소재 영재학교, 해당 지역보다 서울·경기 지역 4배 많아
"영재학교, 부모 경제력에 입학 좌우…대책마련 촉구"
  • 등록 2021-03-24 오후 1:47:32

    수정 2021-03-24 오후 1:47:32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영재학교 입학생중 10명중 7명은 서울·경기 출신인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학년도 영재학교 입학생 828명 중 서울·경기지역 출신 입학생은 560명으로 전체 입학생의 67.6%를 차지했다. 여전히 영재학교 10명 중 7명 가량이 서울·경기 지역 출신으로 심각한 편중 현상을 보이고, 고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별로 살펴보면 부산에 있는 한국과학영재학교의 경우, 부산 출신 입학생이 20명인데 서울·경기 지역 출신이 86명으로, 서울·경기 지역 출신이 약 4.3배 많았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와 대전과학고의 경우, 서울·경기지역 출신 입학생이 각 지역 출신 입학생보다 약 4배 가량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영재학교 입학생의 출신 중학교가 있는 지역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 10개 지역에 집중돼 있었다. 학생 수로는 전체 828명 중 358명으로 43.2%에 달했다. 10개 지역은 모두 사교육 밀집지역이다. 서울의 경우 강남구(25.5%), 양천구(12.8%), 서초구(9.0%), 송파구(8.4%), 노원구(5.3%)이고 이 다섯 개 구가 서울 출신 입학생의 61.1%를 차지했다. 경기의 경우 고양시(19%), 성남시(18%), 용인시(12%), 수원시(10%), 안양시(8%)로 경기 출신의 66.9%가 이 5개 지역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재학교 입학과 사교육 연관성은 영재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3개 프랜차이즈 학원의 홍보물을 보고도 알 수 있다고 사교육걱정은 설명했다. 영재학교 대비반을 운영하는 A학원에서는 2021학년도 전국 영재학교 합격자가 324명임을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했다. B학원과 C학원에서도 각각 108명, 78명의 합격자를 배출한 것을 홍보하고 있다. 이 세 학원의 합격자 수를 더하면 510명으로 전체 영재학교 합격자 828명 중에 무려 61.5%에 해당한다.

사교육걱정은 “교육부도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전형 개선방안에서 밝혔듯이, 중학교 교육과정을 넘어서는 평가 문항,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측정하기 어려운 선다형·단답형 문제가 지나치게 많이 출제되는 점 등이 영재학교 희망학생의 사교육 의존도를 높이고 선행학습을 유발하도록 만들었다”고 해석했다.

강득구 의원은 “현행 입시학교 입시 전형은 사교육 의존도가 매우 높고 부모의 경제력에 의해 입학이 좌우된다”며 “이러한 영재학교 입학에 극심한 수도권 쏠림 현상은 지역의 과학기술인재를 육성한다는 영재학교의 설립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영재교육 진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전국단위 지원이나 이중지원 금지가 필요하다”며 “단순 지식을 평가하는 선다형·단답형 위주의 지필고사 폐지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 개선방안으로는 시도교육청 산하 영재발굴센터 운영, 수학과 과학의 고교 필수과정을 교육과정에 포함, 영재학교를 시도교육청이 발굴한 영재를 위탁받아 교육하는 체제로의 전환 등 기회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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