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분식혐의, 증선위 논의 개시..김용범 "독립성·무결성 강조"

김용범 증선위원장, 이례적 모두말씀 공개
금감원 심의 결과 들은 후 오후부터 대심제
  • 등록 2018-06-07 오전 11:24:20

    수정 2018-06-07 오후 2:38:40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7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혐의 안건 상전 전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출처: 금융위)
[이데일리 최정희 이후섭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이하 삼바)의 분식회계 혐의를 다룰 본선전이 열렸다. 7일 증권선물위원회는 오전 10시부터 진행돼 장장 12시간 넘게 열릴 예정이다. 증선위는 오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삼바의 2015회계연도 재무제표가 고의성이 짙은 회계처리 위반으로 판단하게 된 근거 등을 보고받고, 오후에 대심제가 적용돼 금감원과 삼바의 대질심문 형태로 회의가 진행된다.

이날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선위원장은 삼바 분식회계 혐의 안건을 상정하기 앞서 이례적으로 언론에 모두 말씀을 공개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증선위는 ‘독립성’과 ‘무결성(Integrity)’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지켜나가는 데 존재 이유가 있다”며 “이번 사안이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고 많은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 만큼 증선위 판단 하나하나가 시장참가자들의 신뢰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 자본시장의 신뢰도를 결정할 수 있는 역사적인 시험대 앞에 서 있단 마음가짐으로 이번 심의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이 모두말씀까지 공개하면서 증선위의 독립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삼바 분식회계 관련 어떤 결론이 도출되더라도 삼바와 금감원, 투자자 등에 파장이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증선위 결정의 단초가 될 감리위 결과 자체가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증선위원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삼바 안건에 대한 감리위가 세 차례나 열렸고 감리위 최초로 대심제가 적용됐으나 감리위 결과, 의견을 낸 7명의 감리위원 중 분식회계 무혐의가 3명, 회계처리 위반이 4명으로 첨예하게 갈리는 데다 감리위원장인 김학수 증선위 상임위원은 이날 증선위에서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로 해 삼바의 분식회계 혐의 결과가 어디로 튈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구나 삼바 분식회계에 대한 판단을 다루는 핵심 기준인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재무제표 제1110호에 적시된 원칙 자체가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가 크기 때문에 판단 기준 자체가 명확하지 않단 지적이 있다. 삼바가 2015년 재무제표에서 연결 종속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단 이유(콜옵션 가치가 행사비용에 비해 높아졌음)로 관계사로 변경한 회계처리가 IFRS 원칙에 맞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콜옵션 가치가 높아졌단 판단은 삼성그룹이 컨설팅 계약을 맺은 회계법인이 삼바가 준 자료를 토대로 기업가치를 평가한 결과인데 이 자료 자체가 얼마나 신뢰성을 갖는지도 의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업 가치는 기업 입맛에 맞게 평가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기업이 제3자에게 맡긴 기업 가치를 스스로 부정하고 콜옵션에 가치가 없다고 회계처리를 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 부위원장은 “증선위의 모든 판단과 결정은 객관적 사실관계와 국제회계기준을 토대로 어떤 선입견도 없이 공정하게 하겠다”며 “심의과정에서 최종 결정에 이르기까지 민간위원 세 명의 전문성과 판단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증선위원은 김용범 부위원장과 김학수 상임위원 외 조성욱 서울대 경영대 교수, 박재환 중앙대 경영대 교수,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민간위원 중 박 교수만이 회계전문가 출신이다. 박 교수는 한국공인회계사회 윤리기준위원과 금감원 감리위원을 지냈고 현재 한국세무학회장을 맡고 있는 세무회계 전문가로 알려졌다.

증선위는 첫 회의를 포함해 향후 두 세 차례 회의를 진행한 후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날도 A4용지 박스로 두 박스 이상의 자료를 회의장에 가져왔고, 삼바는 감리위때와 마찬가지로 법률대리인인 김앤장을 대동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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