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홈플러스 삼킨` 김병주 회장, M&A 새 역사 쓰다

  • 등록 2015-09-07 오후 4:31:55

    수정 2015-09-07 오후 4:37:01

△김병주 회장 [사진=MBK파트너스 제공]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39년) 바이아웃(buyout, 경영권 매매)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완승을 거둔 국내 인수·합병(M&A) 역사상 기념비적인 딜(deal)이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기로 확정된 7일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모 대표는 탄성을 터트렸다. 지난 2004년 국내 PEF 제도가 법제화된 지 불과 10년만에 국내 PEF가 글로벌 PE와의 경쟁에서 최종 승리자가 된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김병주(사진) MBK파트너스 회장이 있다. 김 회장은 이번 홈플러스 딜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회장은 이번 딜 승리로 6년전 OB맥주 인수전에서 KKR에게 당한 패배를 설욕하기도 했다.

총 인수 거래대금이 60억달러(약 7조2000억원)에 이르는 홈플러스 M&A는 지분매입금액만 5조8000억원에 달해 국내는 물론이고 아태지역에서 가장 큰 바이아웃 딜이다. 김 회장의 이번 값진 승리는 개인적 성과를 넘어 국내 PE가 글로벌 PE들과 어깨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본보기를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받는다.

그가 KKR과 어피니티 PE와 겨뤄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기간 몸으로 체득한 경험 덕이었다. 1963년 경남 진해에서 태어난 그는 열 살때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포드칼리지와 하버드대 MBA(경영학석사) 등을 마친 후 골드만삭스, 살로먼스미스바니(현 씨티그룹), 칼라일그룹 등을 거치며 글로벌 M&A 시장을 직접 경험했다.

칼라일 근무 당시 그가 주도했던 한미은행 인수는 ‘마이클 병주 김(MBK)’라는 이름을 글로벌 PE 시장에 깊게 각인시켰다. 그는 2004년 2월 한미은행 매각으로 7000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칼라일에게 안겨줬다.

2004년 12월 국내 사모투자펀드 시장이 제도적으로 열리면서 김 회장은 칼라일을 박차고 나왔다. “사모펀드 역사상 최초로 한·중·일을 포괄하는 동북아 사모펀드를 만들고 싶었다”고 회고할 정도로 김 회장은 로컬과 독립이라는 갈망에 MBK파트너스를 세상에 내놓았다.

고(故) 박태준 전 총리의 막내 사위로 주목받은 그는 펀드 설립 이후 국내 M&A시장 뿐만 아니라 글로벌 PE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해에는 ING생명을 1조8400억원에 인수했고 앞서 아웃도어업체 네파, 케이블방송사업자 씨앤엠(C&M), 정수기업체 코웨이, HK저축은행,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 에이팩로지스틱스(중국), 루예제약(중국), 뉴차이나생명(중국), 인보이스(일본), 고메다(일본) 등 한국 일본 중국 등에서 총 22개 기업을 사들였다.

MBK파트너스는 왕성한 M&A를 통해 상반기 현재 전체 운용자산 규모는 82억달러로 국내 최대 규모로 성장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수위를 다투고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PE 50에 50위로 랭크되기도 했다.

먹튀 논란과 구조조정이라는 난제가 묶여 있는 홈플러스 딜에서도 김 회장은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MBK파트너스는 코웨이, 네파, KT렌탈 등 소비재, 유통분야에서 노조와의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기업가치 증대를 모색해 왔다”며 “홈플러스도 이해관계자들과 생산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회사 경영진과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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