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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기로 확정된 7일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모 대표는 탄성을 터트렸다. 지난 2004년 국내 PEF 제도가 법제화된 지 불과 10년만에 국내 PEF가 글로벌 PE와의 경쟁에서 최종 승리자가 된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김병주(사진) MBK파트너스 회장이 있다. 김 회장은 이번 홈플러스 딜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회장은 이번 딜 승리로 6년전 OB맥주 인수전에서 KKR에게 당한 패배를 설욕하기도 했다.
총 인수 거래대금이 60억달러(약 7조2000억원)에 이르는 홈플러스 M&A는 지분매입금액만 5조8000억원에 달해 국내는 물론이고 아태지역에서 가장 큰 바이아웃 딜이다. 김 회장의 이번 값진 승리는 개인적 성과를 넘어 국내 PE가 글로벌 PE들과 어깨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본보기를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받는다.
그가 KKR과 어피니티 PE와 겨뤄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기간 몸으로 체득한 경험 덕이었다. 1963년 경남 진해에서 태어난 그는 열 살때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포드칼리지와 하버드대 MBA(경영학석사) 등을 마친 후 골드만삭스, 살로먼스미스바니(현 씨티그룹), 칼라일그룹 등을 거치며 글로벌 M&A 시장을 직접 경험했다.
2004년 12월 국내 사모투자펀드 시장이 제도적으로 열리면서 김 회장은 칼라일을 박차고 나왔다. “사모펀드 역사상 최초로 한·중·일을 포괄하는 동북아 사모펀드를 만들고 싶었다”고 회고할 정도로 김 회장은 로컬과 독립이라는 갈망에 MBK파트너스를 세상에 내놓았다.
MBK파트너스는 왕성한 M&A를 통해 상반기 현재 전체 운용자산 규모는 82억달러로 국내 최대 규모로 성장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수위를 다투고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PE 50에 50위로 랭크되기도 했다.
먹튀 논란과 구조조정이라는 난제가 묶여 있는 홈플러스 딜에서도 김 회장은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MBK파트너스는 코웨이, 네파, KT렌탈 등 소비재, 유통분야에서 노조와의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기업가치 증대를 모색해 왔다”며 “홈플러스도 이해관계자들과 생산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회사 경영진과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