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진철 김형욱 기자] 올 상반기 국내 완성차업계의 내수판매 실적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좌우했다. 그동안 최대 시장을 형성했던 승용차 시장은 경기침체 영향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반면 캠핑 등 여가문화 확산에 힘입어 활용도가 높은 SUV 판매는 호조를 보였다.
SUV 명가인
쌍용자동차(003620)는 상반기 내수시장에서 전년보다 두자릿수의 판매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비해 승용차가 중심인 르노삼성자동차가 10%대의 판매감소를 보이며 부진한 것에서 드러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005380)는 올 상반기 SUV 판매가 6만6131대로 작년보다 45.2% 증가했지만 승용차는 17만6562대로 11.2% 감소했다. 차종별로는 싼타페가 4만1683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그 다음으로 투싼ix(1만8993대), 맥스크루즈(3331대), 베라크루즈(2124대) 순이었다.
| 현대차 맥스크루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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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타페의 판매실적은 현대차의 주력 판매 승용차인 그랜저가(4만6556대), 쏘나타(4만6380대), 아반떼(4만4550대)에 못지 않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출시한 싼타페의 신차효과가 지속되고 있고, 올들어 7인승 맥스크루즈와 투싼ix 페이스리프트 모델까지 출시하며 SUV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올해 SUV 신모델이 없었던
기아차(000270)는 상반기 전체 판매량이 5.3% 감소했고, SUV 판매도 5만7994대로 6.4% 줄었다. 하지만 4월 출시한 신형 카렌스가 월 1000대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레저활동 인구 증가로 특수를 누리고 있는 카니발이 지난달 3147대가 팔려 2011년 6월(3228대) 이후 24개월 만에 최다 판매량을 올렸다.
한국GM은 전체 내수판매(6만5203대)는 8.8% 줄었으나 소형 SUV 쉐보레 트랙스 출시에 힘입어 SUV 판매(1만3316대)는 20.7% 증가했다. 쉐보레 올란도는 지난달 1149대가 판매돼 올해 3월 이후 4개월 연속 1000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 QM5, 기아차 카니발,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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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의 경우 SUV 명가답게 후광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 상반기 2만9286대를 판매하며 전년보다 무려 34.1%의 높은 판매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SUV 모델은 2만7634대로 전년대비 41.1% 늘었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상반기 내수판매가 증가한 것은 쌍용차가 유일하다.
SUV 판매차종이 QM5 한 모델 뿐인 르노삼성은 내수시장에서 전년대비 14.2% 감소한 2만6309대 판매에 그쳤다. 하지만 유일한 SUV 모델인 신형 QM5의 지난달 판매가 전년 동월대비 35.8% 늘어나 눈길을 끌었다. 르노삼성은 올 연말 소형 SUV인 QM3를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시되는 SUV 신차들은 기존 오프로드 이미지를 벗고 승차감을 세단급으로 개선하고 있다”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SUV 판매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