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의원은 주신씨의 재검 결과가 나온 직후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강 의원은 이날 오후 4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경우 사퇴하겠다는) 약속대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시장과 가족들에게 사과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사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주신씨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찾아 MRI를 다시 촬영했다. 주신씨는 재촬영 과정에서 불거질 수도 있는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서울시 출입 기자 대표단을 검사에 대동했다.
윤도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MRI 촬영 직후 브리핑을 열고 “박주신씨가 지난해 12월 타병원에서 촬영해 병무청에 낸 MRI 사진과 오늘 세브란스병원에서 촬영한 MRI를 판독한 결과 동일인이라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다만 MRI 사진에 나온 증세가 4급 판정을 받을만한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그에 대한 판단은 의사 소관이 아니라 병무청의 소관”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류경기 서울시 대변인은 “강 의원이 제기한 의혹은 허구이며 무책임한 정치적 공세라는 것이 밝혀졌다”면서 “강 의원은 약속한 대로 사퇴하고 강 의원에 동조한 사람들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법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용석 의원은 지난 1월14일 내부고발자로부터 입수한 박 시장 아들의 MRI 사진을 근거로 “움직이지도 못할 중증 디스크 환자의 사진”이라며 “공익근무 판정을 받기 위해 바꿔치기 했을 것”이라며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병무청은 박 시장 아들이 제출한 MRI 사진이 본인 것이 맞다고 확인하면서 의혹을 부인했다.
서울시는 그동안 박 시장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 “상대할 가치 없다”며 무대응으로 일관하다 지난 20일 처음으로 관련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당초 병무청에 제출한 MRI 사진 등만 공개 하기로 계획 했지만 증폭되는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 이날 재검까지 결정하게 됐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이날 재검 결과 발표 직후 “박 시장 아들의 사적인 문제라 무대응으로 일관하려 했는데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서 이런 식으로 해명하지 않고서는 사태 해결이 어려웠다”며 “박 시장과 아들,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