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이수빈 기자] 총선이 불과 85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가 국회의원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20대 총선까지 실시된 병립형으로 돌아가자는 입장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병립형만 고수하는 국민의힘에 협상 지연의 책임을 돌리며 열린 자세로 협상해줄 것을 촉구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비례대표제를 두고 논의하고 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병립형은 지역구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지난 20대 총선까지 적용됐다. 연동형은 지역구에서 정당 득표율만큼 의석을 채우지 못했을 때 모자란 의석을 비례대표에서 채워주는 방식으로 21대 총선의 비례대표 의석수 절반에 도입됐다.
| 윤재옥(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안 2+2 협의체 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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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선거제를 두고 여야는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병립형은) 국민께서 이해하기 쉽고 정당이 내세운 정책과 공약을 바탕으로 책임 있는 경쟁을 가능하게 한다”며 병립형 복원을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군소 야당의 비례연합정당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서도 “통일된 비전이나 정책 제시 없이 네거티브에만 치중해 이미 혼탁한 선거를 더 혼탁하게 만들고 4년 전보다 더 심하게 표심을 왜곡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부 언론이 보도한, 민주당이) 병립형과 연동형을 절반씩 한다는 것은 정개특위에서 절충안을 만들어 양당 원내대표에게 제안한 것으로 민주당 안이 아니다”라며 “전날 오찬에서 윤 원내대표는 연동형 일부라도 받을 수 없다고 해 우리도 더 이상 논의할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야가 합의에 이르기까진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윤 원내대표는 “선거제 논의가 공전 중인 것은 민주당이 당내 이해관계에 매몰되어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민주당 입장이 정해지면 원내대표끼리도 만나 최종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정개특위에서 논의해 결과 내길 기다린다”면서 “아직까지 (민주당이) 결론 내린 것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