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中 청년들, 대학 졸업 후 해외 유학 눈 돌린다

지난해 해외 유학 전년대비 23.4% 급증
유학생 81% 석사 과정…취업난에 해외로
  • 등록 2023-08-21 오후 3:26:51

    수정 2023-08-21 오후 7:44:51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 고등 교육 제도에 대한 불만과 사상 최악의 취업난 등을 이유로 중국 대학생들의 해외 유학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취업박람회. (사진=AFP)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1일(현지시간) 중국 교육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해외 유학 지원자가 전년 대비 23.4%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2021년 말까지 해외 유학에 나선 중국인들은 800만명에 달한다.

아울러 중국 내 해외 유학 기관인 EIC에듀케이션의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로 유학하는 중국 학생들의 81.2%는 석사 과정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중국 내에서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취업을 미루고 해외로 떠나는 것은 취업난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의 16~24세 청년실업률은 지난 6월 21.3%로 3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부터는 아예 통계를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중국 채용 플랫폼인 자오핀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유학을 선택하는 이유로 ‘국내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꼽은 응답자는 2021년 21.7%에서 지난해 33%로 늘어났다.

SCMP는 “자격증의 가치가 점점 떨어지고 경기 침체로 인해 젊은이들이 만족스러운 일자리를 찾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젊은이들은 유학을 통해 취업 시장에서 더 나은 기회를 가지려 한다”고 전했다.

영국과 홍콩으로 대학원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브라이스 루는 “최근 취업 문턱이 높아지고 있어 주변 모든 대졸자들이 대학원 과정을 선택하고 있다”며 “국내에 더 높은 급여를 주는 일자리가 있다면 유학 경쟁을 완화하고 사람들을 국내에 머물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대학의 사상·정치 교육과 획일적인 답을 요구하는 교육 방식 등 고등교육 제도에 부족함을 느낀 학생들도 유학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생물학을 공부하기로 한 제니 잔은 대학의 의무 사상 교육을 거론하며 “내 시간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낀다”며 “국내 교육의 획일주의와 형식주의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석사 과정을 위해 내년 미국 대학에 지원할 예정인 브렌다 쑤는 “해외에서는 교실에서 토론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다른 견해에 더 관대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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