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 앨런앤코가 '골리앗' 은행 물리친 비결은?

알렌앤코, 20조원 규모 페이스북의 와츠앱 인수전에서 자문사 맡아
  • 등록 2014-02-24 오후 4:15:09

    수정 2014-02-24 오후 4:15:09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직원 수 180명의 소규모 투자은행(IB) 앨런앤코(Allen & Co)가 페이스북의 굵직한 인수합병(M&A)를 도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 앨런앤코는 지난 19일 발표된 페이스북의 와츠앱 인수 건에서 페이스북 측 자문사를 맡았다.

190억달러(약 20조원)나 되는 이번 거래를 성공적으로 성사시키면서 앨런앤코는 올해 미국 M&A 분야에서 자문 규모 2위에 올랐다. 이 은행은 지난해 10월 있었던 트위터의 IPO, 2012년 페이스북 IPO에서도 자문사 중 하나로 활동했다.

앨런앤코는 이밖에 웹하드 기업 드롭박스의 투자 유치, 소셜커머스 업체 쿠폰즈닷컴의 IPO 주간사를 맡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앨런앤코의 선전을 집중 조명했다. WSJ는 2002년 닷컴기업들의 주가 붕괴 당시 때부터 맺어왔던 허버트 앨런 앨런앤코 CEO와 기술 기업과의 인연 덕에 이같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사실 앨런앤코는 1922년 설립된 소규모 IB다. 설립 때부터 앨런 가문이 경영했다. 2002년 이후부터는 허버트 앨런 주니어(67)가 CEO 및 투자 책임자를 맡고 있다.

허버트 앨런이 CEO가 됐을 때인 2002년은 닷컴거품 붕괴 여파로 기술 기업들이 자금 구하기 힘들 때였다. 그러나 앨런 CEO는 지인들의 소개를 통해 알게 된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를 하며 IT업계 내 인맥을 넓혀갔다.

2005년에는 대학생 커뮤니티를 만든 벤처 기업의 젊은 대학생을 만났다. 그가 바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였다. 당시 페이스북은 대학생들이 온라인 상에서 만나던 소규모 커뮤니티 사이트였다. 마이스페이스 등 다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페이스북보다 인기가 더 많았다.

앨런앤코는 이후 페이스북이 진행했던 M&A 자문사로 많은 일을 같이 했다. 이 인연으로 2012년 페이스북이 IPO할 때 주요 자문사로 나설 수 있었다.

앨런 CEO는 구글, 링크드인, 그루폰, 징가 등 주요 업체들이 수익을 내지 못할 때 투자 유치 활동을 하면서 도움을 줬다. 이들 업체들은 성공적으로 IPO에 이르렀고 앨런앤코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2011년 이후 앨런앤코가 M&A, IPO 등 수수료로 벌어들인 수입만 5000만달러에 이른다. 투자은행 업계내에서는 10위권 순위다.

코카콜라 주요 주주(630만주, 2억8000만달러 보유)이기도 한 허버트 앨런 주니어의 재산은 20억달러(약 2조1500억원)로 추정된다. 미국내 억만장자 순위 400위 안에 들어간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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