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 증원 발표 6일 가닥…의료계 파업 ‘전운’

보정심 긴급회의 소집
증원 규모 1000명 이상
의협 긴급 이사회 소집
  • 등록 2024-02-05 오후 1:40:01

    수정 2024-02-05 오후 1:42:40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규모 확정 발표 일정이 앞당겨지고 있다. 이를 반대하고 있는 의사단체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자 의견조율에 들어갔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 정원 증원 논의의 심의할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가 6일 오후 2시 긴급소집됐다. 이날 회의에서 의대 정원 관련 논의가 안건으로 채택됐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긴급소집이라는 점에서 의대정원 증원 논의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의대 정원은 2006년 이후 19년째 3058명으로 동결된 상태다. 이후 꾸준히 정원 확대에 대한 요구나 시도가 있었지만, 의사단체의 반발로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오른쪽)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데일리DB)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의대정원 확대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과대학은 2025학년도 증원 규모를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명으로 원했다. 그리고 각 대학은 정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2030학년도까지 최소 2738명에서 최대 3953명을 추가 증원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이하 의대협회)는 지난 9일 입장문을 내고 “2025학년도 입학 정원에 반영할 수 있는 증원 규모는 40개 의과대학에서 350명 수준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2006년 이후 현재까지 3058명으로 묶였던 것을 2000년에 줄인 만큼만 되돌리자는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현재 의료 취약지구의 의사 수를 전국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5000명 수준의 의사가 필요한데, 10년 후인 2035년에는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감안 시 1만 명 수준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평균 1500명씩 증원이 필요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충분한 의료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 지역 필수 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도 의료 인력의 확충이 필수적”이라며 의대 정원 증원에 힘을 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의대정원 규모는 최소 1000명에서 2000명 사이에서 정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의대 정원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의사단체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난 2일 긴급 대표자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대한의사협회도 5일 오후 긴급 상임이사회를 개최한다. 의협은 오는 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공개한 ‘의대 정원 및 관련 현안에 대한 의사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4010명 중 81.7%인 3277명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했다. 조사는 지난해 11월 10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됐다.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이유로 이미 의사 수가 충분하기 때문이라는 의견(49.9%)이 가장 많았다. 향후 인구감소로 인해 의사 수요도 감소할 것(16.3%)이라는 의견과 의료비용 증가 우려(15.0%), 의료서비스 질 저하 우려(14.4%)도 있었다. 과다한 경쟁이 우려돼 반대한다는 의견은 4.4%였다.

우봉식 연구원장은 “전문의 한 명을 양성하는데 10년 이상이 걸리고 약 10억원 가까운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 의사 숫자가 늘어나는 것은 의료비 증가와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단순한 산술 계산 방식으로 의사 수 과부족을 판단하기보다는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세계 어느 나라도 사용하지 않는 방식인 수요조사에 기반해 의대정원을 대폭 확대할 경우 지금도 위태로운 건강보험재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어서 결과적으로 추후 국민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되돌아 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 없이 의대 증원을 강행할 경우 전공의들과 함께 총파업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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