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령군의 조건에 굴복하지 않겠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야히야 신와르)
국제사회의 종전 요구에도 가자지구 전쟁을 둘러싼 공포가 극에 달하고 있다. 이집트와 카타르가 주도한 중재안이 나왔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강경 대립 일변도로 치닫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란 등까지 가세한 중동 확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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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종전 가깝지 않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가자지구 북부에 주둔하고 있는 이스라엘군을 방문한 자리에서 “누가 논하든 상관없이 종전은 없다”며 “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소속 정당인 리쿠드당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종전에 가까워지지 않았다”며 각계의 종전 요구를 일축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아울러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가자지구 통치권을 넘기지 않고 전후에도 이스라엘군을 주둔시키겠다는 점을 또 시사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개의 독립 국가를 인정하자는 국제사회의 ‘2국가 해법’과 다소 배치되는 방안이다.
이는 이집트와 카타르로부터 제안받은 종전 해법에 부정적 의사를 보인 것으로 읽힌다. 3단계 중재안은 △최대 2주간 전투 중단 이후 소규모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대규모 인질과 수감자 맞교환 △이집트와 카타르의 중재 아래 PA를 주도하는 파타와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등이 참여한 과도 정부 수립 논의 등이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하마스 제거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는 점에서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맞서 하마스 역시 ‘강대강’(强對强) 기조를 보였다. 신와르는 이날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이스라엘 점령군에 맞서 격렬하고 폭력적이고 전례 없는 전투를 치르고 있다”며 “굴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와르는 1980년대 말 하마스를 결성한 주축 중 한 명이다. 현재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하마스 1인자다. 이스라엘은 이번 하마스 제거 작전의 타깃을 신와르로 잡고 있을 정도다. 신와르가 10월 7일 개전 이후 공개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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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 보복 천명한 이란
이런 와중에 이란 변수가 등장해 주목된다. 이스라엘이 자국군 고위 간부를 살해했다며 보복을 천명하고 나선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이스라엘이 시리아에서 미사일 공격으로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이드 라지 무사비 준장을 살해하자 이란이 보복을 공언하고 이스라엘은 보복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은 범죄에 대해 분명히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이 전쟁에 본격 개입할 경우 중동 확전 우려는 더 커질 수 있다. 이란은 중동 지역의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이다. 이란을 중심으로 한 ‘저항의 축’은 헤즈볼라를 포함해 예멘 후티 반군, 시리아 정부, 시아파 무장정파 등을 포함한다.
아울러 이라크와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을 향한 공격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이라크 북부 아르빌 미군기지가 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세 명이 다쳤고, 이에 미군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라크를 공습했다. 미군은 이라크 내 친(親)이란 시아파 무장세력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의 부활을 막기 위해 이라크에 2500명, 시리아에 900명의 미군을 각각 주둔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