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2차전지, 인공지능(AI), 로봇, 신재생에너지, 메타버스 등 시장의 테마에 편승해 신사업을 추가한 기업 10개사 중 6개사가 실제로는 사업 추진을 안 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허위 신사업 추진을 이용한 불공정 거래에 대해 엄중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 (사진=금융감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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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금감원에 따르면 2차전지,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로봇, 신재생에너지 등 시장의 주요 테마 이슈를 신규 사업 목적으로 추가한 상장사는 2021~2022년에 총 233개사였다. 이 중에서 사업 추진 현황이 존재하는 회사는 104사(45%)에 그쳤다. 나머지 129사(55%)의 경우 추진 내역이 전무했다.
104개사 중 실제 해당 사업과 관련한 매출이 발생한 회사는 47개사에 불과했다. 기존 사업부문과 비교해봤을 때 유의미한 매출이 나오는 회사는 2%(4개사)뿐이었다.
금감원 분석에 따르면 신사업을 추진하지 않은 미추진 기업의 특징은 재무·경영 안정성이 낮으며 내부 통제 등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노출된 기업이 다수였다. 특히 3년간 영업손실(43%), 자본잠식(12%) 등 열악한 재무 상황으로 신사업 추진이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허위 신사업 추진을 이용해 불공정 거래를 한 혐의도 발견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사업 발표 직후 주가 급등 시 최대주주와 관련자가 전환사채(CB) 전환 후 주식을 매도하고 사업을 철회했다”며 “허위 신사업을 이용한 부정거래 혐의 기업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최근 신사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회사 상당수가 역량 부족, 사업 타당성 결여 등으로 추진 실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투자자들에게 투자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향후 작성 기준에 미흡한 531개사를 중점점검하고, 다음 정기보고서 작성 시일까지 보완하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또한, 기재 부실이 심각한 회사를 상대로 재점검을 실시하고, 허위 신사업 추진과 관련 불공정거래 혐의가 포착된 회사와 종목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