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경찰이 8명의 사상자를 낸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화재 참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관련한 압수수색에 나선 대전경찰청 수사관계자들이 28일 오후 8시 50분께 압수물을 들고나와 경찰차에 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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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 28일 화재 현장 압수 수색에서 스프링클러·제연설비 등 각종 소방 설비와 안전 관리에 관한 자료, 화재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 방재실 설비 서버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스프링클러 프리액션밸브(준비작동식)와 제연설비의 전자기록 등을 통해 이 설비들이 화재 당시 실제로 작동했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당시 스프링클러와 소화전 배관으로 연결되는 물탱크에서 물이 정상적으로 공급됐는지 등도 소방설비 현황 자료를 통해 밝힐 방침이다. 또 발화지점인 지하 1층 하역장 앞에 세워져 있던 1t 화물차와 차량 아래에서 수거한 전선 등 잔해물은 정밀 분석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냈다. 분석작업에는 2주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장 CCTV 영상에는 이 화물차 기사가 하역작업을 하는 사이 차 주변에서 불길이 시작되는 모습이 담겼다. 일각에서는 화물차 배기구 열이 가까이 쌓여 있던 종이박스를 태워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아울렛 관계자 등에 대한 소환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예정이다.
행정안전부도 관할 지자체인 대전 유성구와 유성소방서 등을 대상으로 감독 의무를 적절하게 했는지를 살펴본다. 행안부 조사반은 28일부터 현대아울렛 관리감독 실태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관련 기관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확인하고 있다. 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현대아울렛이 제출한 설계도를 바탕으로 건물 구조와 소방설비 등이 제대로 갖춰졌는지도 살펴볼 계획이다. 특히 이번 화재 현장에 투입된 일부 대원들 사이에서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이 부분도 집중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화재 당시 대규모 지하층인 사고 현장에서는 연기와 유독가스를 외부로 빼내는 제연시설이 적절하게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유성구는 지난해 12월 현대아울렛 대전점 안전점검에서 ‘소화펌프의 정기적인 가동·점검 관리가 필요하다’며 개선을 권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는 권고 사항이라 현대아울렛 측이 개선했는지는 추가 확인하지 않았다. 지난 6월 자체 소방점검에서 지하 1층 10번과 12-4번 구역에 설치된 소화설비가 불량이라는 지적을 받은 현대아울렛 측은 개선 사항을 서류로 유성소방서에 제출하기도 했다. 준공된 지 2년이 된 현대아울렛은 지난해 유성구로부터 안전점검을 받았다는 이유로 올해 8월부터 진행 중인 국가안전대진단 대상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