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코드' 반대론자, 국민연금 차기 수탁위원 후보로

복지부, 사용자 단체로부터 후보 추천받아
성균관대 최준선·경희대 권재열 교수 등 물망
'대표소송 수탁위 일원화'는 25일 논의 예정
  • 등록 2022-02-10 오후 1:22:30

    수정 2022-02-10 오후 1:22:30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국민연금 대표소송 개정을 앞두고, 경우에 따라 대표소송의 키를 쥐게 될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 차기 위원 후보군에 대표적인 스튜어드십 코드 반대론자인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 등이 올랐다.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국민연금 대표소송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사임한 허희영 전(前) 수탁위원(한국항공대 총장)의 후임 후보자 추천을 지난 8일까지 받았다. 허 전 수탁위원이 사용자 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추천이었던 만큼 사용자 단체, 근로자 단체, 지역가입자 단체가 동수를 추천하도록 하는 수탁위 구성에 따라 차기 수탁위원 역시 사용자 단체 추천 몫으로 채워진다.

사용자 단체가 추천한 위원 가운데는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와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는 이들을 포함한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을 최종 임명할 예정이다. 이달 중 열리는 수탁위 회의나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 등에 공석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인선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탁위에는 국민연금은 물론이고 금융투자업계와 재계 등의 이목이 쏠려 있다. 국민연금이 투자기업 대상 대표소송의 개시 결정 권한을 기금운용본부에서 수탁위로 일원화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기 때문이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차기 수탁위원을 포함해 수탁위 9명은 기존의 역할에 더해 대표소송 개시 결정까지 논의하게 된다.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대표적인 대표소송 반대론자다. 지난 2020년 전문위원회 체제가 갖춰지기 전 국민연금 수탁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최 교수는 국민연금이 수탁자책임 활동에 나선 초반부터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수탁자책임 활동이 기업 활동을 위축할 수 있다는 우려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3일 제9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지난달에는 경총과 상장사협의회가 주최한 ‘국민연금 대표소송 추진,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 참석해 “국민연금의 대표소송과 주주 제안은 과도한 경영 간섭으로 연금 사회주의 비난을 자초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권재열 경희대 교수 역시 이전부터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 활동이 기업 경영 개입과 기업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을 펴왔다. 대표소송에 대해서도 최 교수와 마찬가지로 경총·상장협 토론회에 참석해 “기업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데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한반도선진화재단이 주최한 ‘국민연금 기업경영 개입’ 세미나에선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해 “정부에 의한 통제는 결국 국민연금의 지배주주 자리를 정부가 꿰차겠다는 의미”라며 “국민연금이 특정 기업 경영에 개입하는 경우 다른 기관투자자도 이와 유사한 행동을 보일 조짐이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편 복지부는 오는 25일 국민연금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위를 열고 대표소송 개정 내용을 포함한 수탁자책임활동 지침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기금위는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으며 관계 부처 차관과 사용자·근로자·지역가입자 단체 추천 위원 등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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