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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전날인 4일 신라젠 주가는 전일대비 10% 이상 떨어진 9만2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10만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를 이어갔지만 돌연 급락세에 시장에서는 의문이 증폭됐다.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같은날 공매도 거래량은 30만주 가까이 몰리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같은날 장 마감 후 회사는 지분 변동 공시를 통해 문은상 대표이사를 비롯한 특별관계자 9인의 지분율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3일까지 21.52%에서 17.58%로 3.94%포인트(271만3997주) 감소했다고 밝혔다. 세부 내역을 보면 문 대표의 지분이 2.75%(약 189만주) 감소했다. 이중 33만여주는 문 대표에게 의결권을 위임한 주주의 주식 매도에 따른 것이지만 문 대표 본인도 약 156만주를 장내 매도했다. 지난달 6일 보호예수가 해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대규모 지분을 팔아 현금화한 것이다. 주당 처분 단가는 약 8만4800원으로 총 금액은 1300억원이 넘는다. 이 회사 임직원들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가액이 3000~4000원대임을 감안하면 차익은 수십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공모가(1만5000원) 대비로만 따져도 6배 가까운 수익률이다. 문 대표 특수관계인들도 회사 주식 약 82만주를 팔아치웠다.
하지만 이번 주식 매도는 문 대표 본인은 물론 친인척으로 구성된 특수관계인까지 매도에 합류하면서 숨겨진 악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실제 최대주주측 매도가 본격화된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4일까지 공매도는 135만주 가까이 거래됐다. 지난달 22일에는 최근 6개월 새 세 번째로 많은 40만2000여주가 거래되기도 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종목 게시판 등에서는 임상 실패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쏟아졌다. 신라젠의 미국 자회사가 개발하는 항암 바이러스 면역치료제 펙사벡의 특허 출원이 실패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공시 이튿날인 5일에도 장 초반 주가가 7% 가량 떨어지면서 의혹이 커지자 회사측은 홈페이지 입장문을 게시를 통해 이번 주식 처분은 문 대표의 국세청 세금 납부와 채무 변제를 목적으로 불가피한 사항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글로벌 임상을 추진하고 있는 중요한 상황에서 상장한지 1년여만에 최대주주의 대량 지분 매도는 앞으로 사업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한 바이오 상장사 관계자는 “임상을 자체 수행하는 신라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탄탄한 자금 지원과 인적 자원의 지속 여부”라며 “대주주 변동성이 커지면 시장의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