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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넥타이에 근조리본을 달고 참석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의원석에 설치된 모니터 앞에 ‘방송장악 저지 민주주의 유린’이라는 A4용지를 붙였다. 4·6·8열에 앉은 한국당 의원들은 현수막을 붙였다. 총 3개의 현수막에는 ‘공영방송 장악음모 밝혀라!’ ‘北 나포어선 7일간 행적 밝혀라!’ ‘북핵규탄 UN결의안 기권 밝혀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국민의당·바른정당 의원들도 일어서지 않았다.
30여분간 진행된 연설에서는 22번의 박수가 나왔다.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았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와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이정현 무소속 의원 등은 팔짱을 끼거나 눈을 감았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부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대통령의 연설 장면과 슬라이드 화면을 찍었다.
연설이 막바지에 이르자 한국당 의원들이 현수막을 붙잡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연단 뒤 의장석에 앉아있던 정세균 국회의장이 손을 흔들며 일어나지 말라고 제지했다. 정성호 박주민 심기준 등 민주당 의원들은 휴대전화를 들어 현수막을 든 한국당 의원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문 대통령은 현수막을 든 한국당 의원석을 바라보며 연설을 진행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현수막을 든 이후 여당의 박수 소리는 더 커졌다. “상식과 정의가 나를 지켜줄 수 있는 나라, 양보와 타협, 연대와 배려가 미덕이 되는 나라,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위해 국회가 함께해 줄 것이라 믿습니다”라는 마지막 문장을 읽으며 한국당 의원석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후 정 의장과 악수한 뒤 맨 앞줄에 앉은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여당 의원들은 모두 기립해 박수를 쳤다. 시계 반대방향으로 인사를 나누던 문 대통령은 한국당 의원석 통로로 향했다. 민주당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문 대통령이 다가오자 자리에 앉아있던 한국당 의원들이 한 사람씩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했다. 현수막을 든 의원들 일부도 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한국당 의석 맨 뒷쪽에 앉은 정우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 이철우 최고위원도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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