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27일 이런 내용의 인선을 단행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에서 발표했다. 지난달 12일 박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교체 방침을 시사한 이후 46일만이다.
이완구 국무총리 발탁 및 4개 부처 개각, 청와대 조직개편 등에 이어 비서실장 인선까지 모두 마무리함에 따라 비선실세 국정개입 파문 이후 진행된 박 대통령의 인적쇄신 작업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정치권 안팎에선 박 대통령이 비서실장 후보군으로 단 한 번도 거론되지 않은 인사를 깜짝 선임했지만, 이 신임 실장이 허태열·김기춘 전 실장 등에 이은 ‘측근 원로’ 그룹 인사라는 점에서 그동안의 국정운영 스타일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신임 실장은 2005년 여의도연구소장 재임 시절부터 꾸준히 박 대통령에게 정무적 조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야당뿐 아니라 여당에서까지 비서실장 인선 작업이 늦어지면서 쇄신 이미지를 부각시킬 타이밍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이병기 비서실장’ 카드로 일련의 국정 난맥상을 돌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민 대변인은 이 신임 실장 발탁 배경에 대해 “국제관계와 남북관계에 밝고 정무적인 능력과 리더십을 갖춰 대통령비서실 조직을 잘 통솔해 산적한 국정현안에 대해 대통령을 원활히 보좌할 것”이라며 “국민들과 청와대 사이에 소통의 길을 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의 후임 국정원장에는 이병호 전 안기부 제2차장이 내정됐다. 민 대변인은 이 내정자에 대해선 “강직하고 국가관이 투철한데다 조직 내 신망도 두터워 국정원을 이끌 적임자”라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김 신임 수석은 언론계의 신망이 높고 기획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분”이라며 “앞으로 청와대와 국민들 간의 소통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설된 대통령 정무특보에는 주호영, 윤상현,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임명됐다. 홍보특보는 김경재 전 의원이 추가 발탁돼 2명으로 늘었다. 민 대변인은 “당·청 관계를 비롯한 여러 문제를 원만히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