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항소심도 실형.. 한화그룹 위기감 고조

이라크 신도시 건설 등 해외사업 타격
태양광 사업도 악영향 불가피
  • 등록 2013-04-15 오후 9:17:18

    수정 2013-04-15 오후 9:17:18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자 한화그룹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화(000880)그룹은 1심에 비해 감형되긴 했지만 실형이 선고된 것에 대해 당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화측은 판결문을 받아보고 변호사와 협의 항소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8월 김 회장의 법정구속 이후 ‘총수 부재’ 상황이 이어지면서 경영기획실 및 계열사 사장단이 주축이 된 비상경영체제를 이어왔다. 당분간 이 비상경영체제 유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한화그룹은 4월 중순이 되도록 올해 투자·고용 등 경영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정기 인사도 실시하지 못하는 등 사실상 경영공백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특히 이라크 신도시 건설 등 해외사업과 태양광 사업은 총수 부재 장기화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5월 김 회장이 직접 나서 최고위층과의 접촉을 통해 10만 가구 규모의 이라크 신도시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신도시 건설에 이어 정유·태양광 발전 등 추가 사업 수주가 예상됐지만, 지난해 8월 김 회장이 구속되면서 답보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이라크 등 중동 지역의 특성상 최고위층간의 접촉으로 사업이 결정되기 때문에 전문경영인의 역할이 제한된다”며 “김 회장이 구속된 후 이라크 측과 협의할 대상자가 없어 추가 수주 등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 부재 장기화에 따라 이라크 측이 어떤 식의 입장을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신성장 동력으로 추진 중인 태양광 사업도 악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다. 한화는 대규모 투자로 태양광 사업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지만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이 분야에서 적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다른 대기업들이 태양광 업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사업을 접은 상황이다.

다행히도 최근 들어서 폴리실리콘 가격이 반등하는 등 올 하반기에는 태양광이 회복세를 맞이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후속 투자에 대한 경영판단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중국와 일본 등 경쟁업체가 성장하는 동안 한화는 열세에 놓일수 밖에 없다.

한화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 추진에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김 회장 구속 후) 이 사업에 대한 책임 있는 경영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회장 공백이 오래될수록 급변하는 태양광 시장에 대한 대응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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