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방중 일정 가운데는 경제 관련 시찰의 비중이 높았던 만큼 정상회담에서도 양국 간 경제협력이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 金, 후진타오-원자바오 잇달아 만날듯 김 위원장은 지난 24일 오후 2시께(이하 현지시각)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역을 특별열차편으로 출발해 이날 오전 9시께 베이징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 일행은 이어 중국 측이 준비한 30여대의 의전차량을 타고 댜오위타이(釣魚臺)로 이동해 여장을 풀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이 중국 측의 초청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반드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의 정치 체제상 정부를 대표하는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와도 따로 회담할 가능성이 높다.
회담 장소로는 묵고 있는 댜오위타이나 인민대회당이 거론된다. 이미 오전부터 회담을 진행하고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메인 이벤트인 정상회담을 마치고 나면 김 위원장은 환송 만찬 뒤 다시 열차를 통해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돌아가는 길에 경제개발구인 빈하이(濱海) 신구가 있는 톈진(天津)이나 북한과 가까운 선양(沈陽)에 들러 추가 순방 일정을 가질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전날 장쑤성 난징에서 판다전자(熊猫電子)를 방문한 것을 비롯해 23일에는 양저우(揚州)에서는 한장경제개발구를 찾아 태양광 설비업체인 징아오(晶澳)태양에너지와 발광다이오드(LED) 업체 등을 시찰했다. 또 숙소 인근 대형 할인마트도 둘러봤다.
20일 방중 일정을 시작하면서는 투먼, 창춘 등 중국 동북지역의 경제 거점 가운데 북한과 교류 가능성이 높은 도시를 방문했다. 창춘에서는 북한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진 이치(一汽)자동차를 탐방하기도 했다.
이는 정상 회담 의제와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 양국간 굵직한 경제 이슈로는 중국 측이 개발을 주도하는 나선(나진·선봉)특구 개발이 있다. 나선특구는 북한으로서도 경제 개혁에 중요한 거점이지만 중국으로서는 극동항 확보라는 큰 의미가 있다.
이를 두고 대대적인 규모의 산업투자 확약, 식량 원조 등 양 국간 `빅 딜`이 오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또 이달 말 착공식을 앞두고 있는 압록강변의 황금평 개발, 두만강 하구의 훈춘(琿春)-나선특구 간 도로 건설 등도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의제로 꼽힌다. 경제 현안과 관련해서는 원 총리가 회담 파트너가 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이 경제 시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양저우(揚州)에서 가장 긴 시간을 보낸 것도 이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상하이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의 차기 최고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이 상하이방으로 분류되고,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그 대부 격이라는 점에서 장 전 주석의 고향인 양저우에서 이와 관련한 논의들이 이미 오갔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중국은 북한의 핵 문제와 한반도 내 갈등 관련 의제를 북 측에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로 올라서면서 국제사회로부터 `책임있는 대국`의 역할을 압박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베이징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측은 경협 확대를 당근으로 제시하면서 북한의 국제 사회에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려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제 사회에서의 입지를 더욱 다지려는 것이 중국이 김 위원장을 초청한 핵심 이유"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