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지난 17일 대낮에 서울 관악산 등산로에서 일면식이 없는 남성에게 30대 여성이 살해됐다. 2016년 5월 서울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일면식 없는 남성에게 살해당한 지 7년이 지났지만 비슷한 사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여성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는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주말 동안 언론에 공개한 자료는 잼버리 행사 기간 중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숙소관련 보도에 대한 설명자료뿐이다. 여성 주무부처로서의 역할을 미뤄두고 장관만 비호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 것으로 보인다.
|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을지 및 제35회 국무회의에서 방문규 국무조정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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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조민경 여성가족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의가 나오자 “구체적인 사항은 해당 부서 확인 후 알리겠다”라고 밝혔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당시 여가부는 입장문을 냈고 사건발생 10여일 만에 여가부가 주축이 돼 관계부처 합동으로 ‘여성대상 강력범죄 및 동기 없는 범죄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지난해 신당역 살인사건 때는 여가부의 입장문은 없었지만, 김현숙 장관이 현장을 찾아 상황을 점검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나흘이 지나도록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조민경 대변인은 “여성 안전 주무부처로서 여성 안전에 대한 부분을 조금 더 챙기고 더 확실하게 지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그 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조금 더 확인한 후에 알리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주무부처 수장인 김현숙 여가부 장관 또한 언론에 공식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새만금 세계 잼버리로 끊임없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오는 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 출석해 설명하겠다는 입장만 대변인을 통해 내고 있다.
최근 잼버리 기간 장관이 숙영지를 떠나 국립공원 숙소에서 지낸 것과 관련해 조민경 여가부 대변인은 “(김현숙) 장관 신변을 위협하는 협박이 있어서 전북경찰청에서 신변보호를 해줬다”며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그 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확인이 어려운 점 양해 부탁한다”고 말했다.
여가부가 각종 논란에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자 잠잠했던 폐지론은 재점화한 상태다. 조 대변인은 “여가부는 폐지 여부와 상관없이 평소대로 업무 계속 충실히 지금 수행하고 있다”며 “장관은 무거운 책임감 이제 갖고 있고, (감사원) 감사와 국회에도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답한 거로 알고 있다. 앞으로 국회에서 충분한 또 설명이 있을 거로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