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41억달러(약 5조4000억원) 규모의 대만 TSMC 주식을 매입했다고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버핏의 기술 분야 투자는 보기 드문 만큼 “중대한 시도”라는 반응이다.
|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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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버크셔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올해 3분기 말 투자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9월 30일 기준 버크셔는 뉴욕증시에 상장한 TSMC ADR(미국 예탁 증권)을 약 6010만주 신규 보유하고 있다. 이에 TSMC는 버크셔가 10번째로 많은 금액을 투자한 종목이 됐다.
TSMC 외에도 버크셔는 2억9700만달러(약 3900억원) 규모로 건축 자재 회사인 루이지애나 퍼시픽, 1300만달러(약 172억원) 규모로 투자은행(IB) 제프리스 파이낸셜 그룹을 신규 투자했다.
버크셔는 통상 빅테크 기업에 신중하나, 규모를 통해 경쟁 우위를 점하는 기업을 선호했다. TMSC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45.9% 증가한 3103억대만달러(약 13조3000억원)를 기록, 시장 예상 수준을 상회했다.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 등과 같은 고객사의 수요에 힘입은 결과였다.
버크셔의 주요 주주인 가드너루소앤드퀸의 톰 루소는 “TSMC 부품이 들어간 제품 없이 전 세계가 돌아갈 수 없다는 믿음을 버크셔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점점 삶의 중심이 되고 있는 반도체를 납품하고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빅테크 기업에 대한 버크셔의 투자는 엇갈린 성공을 거뒀다. 버크셔는 IBM에 6년 동안 투자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버크셔의 최고 금액 투자 종목인 애플은 상당한 이익을 남길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통신은 “버크셔가 중국 최대 전기차회사인 비야디 지분을 줄이기 시작한 이후 TSMC 지분이 늘어났다”고 짚었다.
버크셔는 3분기 에너지 기업인 쉐브론, 옥시덴탈 프트롤리엄과 미디어 기업인 파라마운트 글로벌, 화학업체 셀레니즈 등의 지분을 늘렸다. 그는 같은 기간 게임회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 차 제조업체 제네럴 모터스 등의 지분은 매각했다.
한편, 버크셔의 신규 투자 소식이 알려지면서 TSMC ADR은 시간외 거래에서 5% 넘게 급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