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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의 탄핵심판 변론에 대한 한 부장판사의 평가다. 결국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했지만 탄핵심판 기간 대통령 대리인단이 쏟아낸 막말변론과 비상식적인 행동은 어수선한 분위기에 지친 국민들에게 극심한 피로감을 안겼다.
‘입만 열면 막말’ 김평우…“이정미라는 일개 재판관 때문에”
박 대통령 대리인 중 가장 막말을 일삼은 이는 단연 김평우(72·사법시험 8회) 변호사다. 미국에서 거주 중이던 김 변호사는 지난 1월말 귀국해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탄핵을 탄핵한다’는 책을 내고 대리인단에 합류했다.
압권은 지난달 22일에 열린 16차 변론기일 때다. 김 변호사는 사건 주심인 강일원(57·사법연수원 14기) 재판관을 지목해 “청구인(국회)의 수석대리인이다. 법관이 아니다”며 “개인적 지식 말고 법에 근거해 재판해라. 그 정도 법률 지식을 갖고 있지 않느냐”고 모욕했다.
이정미(55·16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에게는 한술 더 떴다. 그는 “재판을 과속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 쉽다”며 “이정미라는 일개 재판관의 임기 때문에 재판이 졸속 진행됐다”고 막말을 내뱉었다.
지난달 20일 15차 변론기일에는 이른바 ‘밥 먹고 변론 하겠다’는 발언으로 헌법 재판관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당시 김 변호사는 이 권한대행이 재판을 마치려 하자 “당뇨가 있어서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못 먹어도 변론을 해야겠다”며 발언대로 향했다.
김 변호사는 발언권은 얻지 못한 채 “12시에 변론을 끝내야 하는 법칙이 있었나”라며 “함부로 재판을 진행하는가”라고 따지며 재판부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 같은 대통령 대리인단인 서석구(72·3기) 변호사가 김 변호사를 만류했지만 소용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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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구 변호사의 막말과 돌출행동도 탄핵심판 내내 국민들을 불편하게 했다. 서 변호사는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의 법률고문으로 ‘부림사건’을 담당했던 판사 출신 변호사다.
서 변호사는 지난 1월 5일에 열린 3차 변론에서 박 대통령을 예수와 소크라테스에 비유해 논란을 빚었다. 그는 “소크라테스도 사형선고를 받고 예수도 십자가를 졌다”며 “다수결의 함정을 선동하는 언론 기사에 의해 부정확하고 부실한 자료가 증폭되면 민주주의의 다수결이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4일에 열린 13차 변론 직전에는 대심판정에서 느닷없이 태극기를 펼쳐 보이다가 헌재 직원으로부터 제지를 받기도 했다. 또 당일에는 변론이 진행 중임에도 김 변호사의 책 ‘탄핵을 탄핵한다’를 펼쳐 읽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탄핵심판을 지연시킬 목적으로 여러 가지 ‘꼼수’를 부렸다. 탄핵심판이 막바지에 다다른 지난달 22일 “주심 재판관을 변경해달라”며 강 재판관 기피신청을 낸 것이 대표적이다. 헌재는 잠시 휴정해 의견을 모은 뒤 “오직 심판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서 적법하지 않다”며 각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