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 부동산시장의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 분위기가 장기간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올 5월 대구 달서구 대곡동에서 문을 연 ‘동대구 반도유보라’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반도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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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아파트 한 채 분양하는데 379명이 몰려들었다. 전용면적 84㎡짜리 주택형의 경우 12가구 모집에 무려 1만 3280명이 달라붙어 110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포스코건설이 지난 4월 부산 수영구 광안동에 분양한 ‘광안 더샵’ 아파트 청약 이야기다. 이 아파트 경쟁률은 지난해 전국 최고의 청약률을 보인 부산 장전동 ‘래미안 장전’(평균 146대 1)마저 가뿐히 갈아치웠다. 부산 장전동 P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용 84㎡형 일반분양 물량이 31가구에 불과한데다 교통과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경쟁이 치열했다”며 “현재 101동 고층(28층) 매물은 분양가(3억 6400만원)보다 1억원 가까이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4억 6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 아파트 청약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부산·대구·광주·울산 등 4개 광역시가 올해 들어 거침없는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활황세를 주도하고 있다.
| △ 2015년 1~9월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 [자료=부동산 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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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114가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국 17개 시·도의 아파트 청약 경쟁률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대구가 평균 83.2대 1로 전국 평균(11.7대 1)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부산(80대 1)과 광주(38.6대 1)·울산(32.1대 1) 등도 수십대 1의 경쟁률로 뒤를 이었다.
하반기 들어서도 이 같은 열기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분양가가 3.3㎡(1평)당 최고 7000만원이 넘는 ‘해운대 엘시티 더샵’ 아파트는 지난 14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7.22대 1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특히 펜트하우스인 244㎡ E타입(2가구)은 분양가격이 67억 9600만원(3.3㎡당 7002만원)에 달한 데도 단지 내 최고 경쟁률(68.5대 1)을 기록했다. 이 펜트하우스 공급가는 서울시내 최고가 아파트로 꼽히는 성동구 성수동1가 ‘갤러리아포레’ 377㎡(공급면적) 분양가( 3.3㎡당 4605만원)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그러나 공급 과잉과 투기 세력 유입에 따른 과도한 거품 형성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공급 물량이 늘고 분양가도 오르면서 자칫 단기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거품 분양시장’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달아오른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묻지마 청약’에 나서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