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진료 '반대' 갈팡질팡 의사협회, 총파업투표 연기 가능성

공동기자회견 열고 "압력으로 협상안 발표"
5만~6만명 투표인명부 19~27일 온오프라인 투표..하루정도 연기될 듯
  • 등록 2014-02-18 오후 3:40:55

    수정 2014-02-18 오후 4:23:55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원격진료와 영리병원에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가 총파업 투표를 하루 앞두고 갈팡질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압력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협의안을 발표했다고 해명하는가 하면, 총파업 시작일도 정하지 않고 투표를 진행키로 했다.

하지만 이미 18일 오전 비대위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의료발전협의회 협상단이 복지부와 함께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협의문을 발표하면서 이같은 논란은 의협 내부조직의 문제로 치부될 전망이다.

이날 오후 대한의사협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의사협회 집행부는 원격진료와 영리병원 등 투자활성화 대책에 절대 반대한다”며 “문서화되지 않고 구두협의가 진행됐다면 그것은 의협의 공식입장이 아니므로 무효하다”고 밝혔다.

전날 비대위원장을 사퇴한 노환규 의사협회장은 “원격진료와 영리병원은 협상 초기 이견을 좁히지 못해 논의에서 제외하고 건강보험제도, 의료제도 개혁에 대한 논의를 진행키로 결정했다”며 “복지부가 이견이 있는 원격진료와 영리병원에 대해 합의한 것처럼 공동 발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그는 “복지부가 이번 협상안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1차의료살리기협의체에서 논의된 내용도 모두 무효화하겠다고 협박에 가까운 압력을 넣었다”며 “협상단으로서는 성실하게 협상에 임했지만, 합의안을 내야 한다는 중압감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복지부가 실제 정부로서 압력을 행사했다면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협의문을 발표한 만큼 의협 내부 의사결정의 문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또 노환규 비대위원장과 임수흠 부비대위원장(의료발전협의회 협상단장)이 모두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19일부터 진행될 의협 총파업 투표도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 확대 비대위에서 총파업 투표일을 특정하지 않고 투표를 진행키로 결정한 바 있어 총파업 투표가 제대로 진행될지도 미지수다. 이에 대해 송형곤 의협 대변인은 “지난 17일 열린 확대 비대위에서 정부가 보안을 이유로 인쇄자료를 배포하지 않고 PPT로 협상결과를 발표해 비대위원들이 혼란이 있었다”며 “비대위원회를 다시 꾸릴 지, 비대위 상부조직인 상임이사회를 통해 총파업 시작일을 다시 정할지는 좀 더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논의에 따라 총파업 투표 시작일이 하루정도 늦춰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일단 투표를 통해 회원들에게 의료발전협의회 협상안에 대한 수용여부를 물을 예정이다. 노환규 의사협회장에 대한 신임여부를 물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또 총파업에 대한 찬반을 물어 총파업 진행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의협에 따르면 현재 투표인명부 확인결과 5만~6만명가량이 총파업 투표 대상자로 이들중 과반이상 투표참여에 과반이상 찬성이 나와야 총파업이 진행된다. 의료발전협의회 협상안을 수용하자는 의견이 많으면 총파업은 원인무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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