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지막으로 주재하는 버냉키 의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 전례 없는 양적완화(QE) 조치로 8년 재임기간 내내 양극단을 오가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2005년 연준 의장 자리에 오른 버냉키 의장은 2008~2009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 파고를 넘기 위해 채권을 대량 매입하는 등 대규모 QE 정책을 실시했다.
버냉키 의장은 2008년 금융위기가 일어나자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수 조원의 돈을 풀어 채권을 사들이고 0%에 가까운 초저금리를 유지하는 등 3차례에 걸쳐 QE 조치를 취했다.
QE를 통해 5년간 금융시장에 풀린 돈은 브라질, 터키, 인도네시아 등 신흥 국가로 흘러들어 갔으며 이들 국가는 최근 몇 년간 호재를 누렸다.
그러나 문제는 지난해 9월 버냉키 의장이 테이퍼링(QE규모 축소)을 내비치면서 시장에 풀린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또 버냉키 의장 시절의 착각 가운데 하나가 미국 통화정책이 미국 경제에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믿음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 정책으로 미국이 성공적으로 금융위기를 돌파했다는 호평도 나온다.
WSJ의 유명 저널리스트 E.S. 브라우닝은 QE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효과를 거뒀다고 보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전했다.
애틀랜타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빌 해크니 사장은 “3∼4년 전에 (QE에 대해 듣고) 버냉키 의장과 연준이 미쳤다고 생각했으며 어마어마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버냉키 의장이 옳았고 내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털어놨다.
시장 전문가 앤디 브룩스도 “2008년 4분기와 2009년 1분기의 트라우마로 사람들은 거래하는 것을 두려워했다”며 “아직도 약간의 공포는 남아있지만 거래 형태가 많이 정상화됐다”고 설명했다.
또 QE로 일부 투자자가 연준이 시장 위기를 막아줄 것이라고 자만하는 등 단점은 있지만 이는 중증 약물에 뒤따르는 부작용 같은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베서머 신탁의 마크 스턴 최고경영자는 “역사는 버냉키 의장의 연준 재임기간을 호의적으로 평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