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종원 기자]60대 남성 김모 씨는 최근 가슴에 멍울 같은 게 만져졌다. 아내에게 얘기했더니 “유방암에 걸린 거 아니냐”며 놀렸다. 김 씨는 가슴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자 병원을 찾았고, 깜짝 놀랄만한 진단을 받았다. 진짜 ‘유방암’이라는 것이다. 유방암은 대부분 여성 질환으로 생각한다. 실제로도 그렇다. 그러나 남성도 유방암에 걸린다.
13일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매년 300명 안팎의 남성 환자가 유방암 진료를 받는다.
2009년에는 전체 유방암 환자 7만3618명 중 290명, 2010년에는 9만1522명 중 311명이 남성이었다. 전체 유방암 환자 비율로 보면 각각 0.4%, 0.3% 수준이다.
그러나 남성 유방암의 경우 완치율이 높은 여성에 비해 위험이 크다. 남성이 유방암에 걸린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암이 다른 조직으로 퍼진 이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남성의 유방 조직 자체가 적기 때문에 다른 조직으로 퍼져 나가는 속도가 빠른 측면도 있다.
진단과 치료는 여성 유방암과 다르지 않다. 가슴에 멍울에 만져지거나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면 유방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치료는 수술과 약물요법, 방사선 치료 등이 사용된다. 유방암학회 함희원 이사는 “남성 유방암의 경우 대부분 늦게 발견돼 치료가 어려운 특징이 있다”면서 “가슴에 없던 멍울이 잡히는 등 이상징후가 포착되면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