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美 주택시장서 1300조원 증발…내년부터 반등"

부동산 전문가들, 설문조사서 평균 2% 하락 전망
주택 재고 부족·금리 인하 전망에 내년 반등 기대감
  • 등록 2023-04-05 오후 2:34:35

    수정 2023-04-05 오후 2:34:35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올해 미국 주택시장 시가총액(시세에 가구수를 곱한 값)이 1조달러(약 1300조원) 가까이 증발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은 주택시장 분석회사 펄스노믹스의 전문가 설문조사를 인용해 올해 미국 주택 가격이 평균 2%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말 47조9000억달러(약 6경3000조원)에 달했던 미국 주택시장 시가총액이 46조9000억달러(약 6경1700조원)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주택 가격은 지난해부터 떨어지고 있다. 최근 3년간 평균 40% 넘게 오른 데다가 고금리가 주택 수요를 억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3%대였던 30년 만기 고정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최근 6~7%대를 넘나들고 있다.

지역별 전망을 봐도 마이애미(1.2%)와 필라델피아(0.1%)를 제외한 미국 주요 도시 대부분에서 올해 집값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는 올해 주택 가격이 6.9%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주요 도시 중 낙폭이 가장 컸다. 실리콘밸리 기술기업의 경영 사정이 악화하면서 지역 경제까지 위축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반면 마이애미는 최근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와 낮은 세금 덕에 인구와 기업이 늘고 있어 부동산 경기 둔화세에도 선방하고 있다.

조사에 응한 전문가 중 53%는 내년엔 집값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 전망을 종합한 내년 미국 주택 가격 예상 상승률은 약 1.2%. 이후 2025~2027년엔 연평균 상승률이 4%에 달하는 강세장이 예상된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선 2027년 집값이 지난해 말 대비 27%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제프 터커 질로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는 가격이 안정화돼 수요자가 구매 여력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생애 첫 주택 구매자가 많은데다 주택 재고가 부족하기 때문에 (집값이 내려가도) 가격 하락 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내년부터 금리 인하가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감도 집값 반등이 예상되는 근거다.

이번 조사는 펄스노믹스가 경제학자와 부동산 전문가 등 107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14일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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